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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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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말 소쿠리 (11) 수태기, 백지(맥지)

  • 기사입력 : 2016-08-18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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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 한 할머니가 40억원짜리 로또 1등에 당첨된 아들의 잘못된 행동을 꾸짖어 달라면서 양산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 얘기 들었어?

    ▲경남 : 할매가 아들 집에 찾아갔더니 아들이 주거침입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카데.

    1인 시위를 보고 “아들이 좀 심했다” 카는 사람들도 있고, “아들에게 사연이 있을 끼다” 카는 사람들도 있더라꼬. 로또 당첨금 때문에 그동안 가족 간에 다툼이 수태기 많았을 거 겉더라꼬. 백지 어머이가 아들을 패륜아라 카고, 아들은 어머이가 집에 몬 오구로(못 오게) 막았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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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 그래, 로또 1등 당첨이 가족을 남보다 못한 사이로 만들어 참 안타까워. 그런데 ‘수태기’와 ‘백지’가 무슨 말이야?

    ▲경남 : ‘수태기’는 ‘숱하게’라는 말이다. ‘백지’는 ‘맥지, 백기, 맥기’ 등으로도 쓰이는데, 표준어 ‘백주(白晝)에’가 줄어든 ‘백줴’가 어원이다.

    ‘드러내 놓고 터무니없게 억지로’가 본래의 뜻인데, 이기 ‘괜히’나 ‘공연히’라는 뜻으로 굳어진 기라 카네.

    우리 아버지는 늘 가족 간에는 돈거래하지 마라 하시더라꼬. 서로 돈을 돌려받을 생각 말고 그냥 주라고. 형제지간에 돈 때문에 다투는 일은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 하시더라꼬.

    △서울 : 그래, 돈 때문에 가족끼리 다투고 고발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되지. 회사 동료는 로또 1등이 되면 고향에 가서 어려운 사람들 돕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하더라. 참 멋지더라. 그 친구가 로또 1등 되면 좋겠다.

    허철호 기자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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