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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부산항 신항과 창원시 그리고 부산- 정철영(전 창원시 진해구청장)

  • 기사입력 : 2016-08-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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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무역을 지배하고, 세계의 무역을 지배하는 자가 세계의 부를 지배하며, 마침내 세계 그 자체를 지배한다.” 영국의 군인이자 탐험가이며 작가이기도 한 월터 롤리가 한 말이다. 이 말은 그가 살았던 16세기 대항해시대에 식민지 건설과 관련한 세계 무역사를 대변하고 있지만, 21세기에는 ‘블루오션’, 즉 해양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에 대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부산, 울산과 더불어 동남권의 새로운 메가시티 창원시는 바다와 세계를 지배하기 위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바로 세계를 향한 관문인 ‘부산항 신항’이 있기 때문이다. 부산항 신항(이하 신항)은 창원시 진해구와 부산시 가덕도 일원에 2020년까지 16조7000억원을 투입해 45선석 규모로 건설 중인 국책사업이다. 총면적 20.12㎢(창원지역 14.36㎢, 부산지역 5.76㎢)로 창원지역이 전체 면적의 71%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물류시장은 산업의 수직적 분업화와 해외 직구 시장 등이 크게 성장하면서 2013년 4조5000억달러에서 2020년 경에는 8조달러의 거대시장으로 성장이 예측되고 있다.

    세계경제의 침체에도 물류시장이 성장하는 배경에는 FTA로 인한 교역증대와 항만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에서 읽을 수 있다. 세계의 주요 항만들은 물동량 처리뿐만 아니라, 높은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제조, 가공, 수리, 전시, 판매, 해양관광, 레저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이윤을 추구한다. 신항도 국제항만 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시대가 요구하는 다양한 수요에 적극 대응해야만 하며,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규모의 배후단지 확보가 필요하다. 신항은 배후부지가 협소해 항만의 역할 확대에 따른 부가가치 생산 능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제3차 항만기본계획에는 반영돼 있으나 아직도 착공되지 않은 지역이 많이 있다. 이 지역의 개발이 마무리되면 배후부지는 11.32㎢나 된다.

    신항의 미래 위상은 더욱 중요하다. 미래의 신항은 대륙횡단철도로 연결되는 21C 신(新)실크로드의 기점이자 종점이며 환태평양, 유럽, 동남아 등 세계 주요 항로가 만나는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이에 신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몇 가지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먼저, 신항만개발계획에 창원의 도시발전전략이 반영돼야 한다. 창원시의 도시발전전략은 첨단산업과 관광산업 활성화를 통한 도시 경쟁력 강화와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현재 창원시는 명동 마리나, 웅동 복합관광레저단지, 연도 해양문화공간(신항 랜드마크), 크루즈 부두를 연결하는 관광벨트를 구상 중인데, 해양수산부는 제3차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에 연도 부근에 유류중계기지를 설치하겠다고 한다. 창원의 도시발전계획과 배치되는 이러한 문제는 빨리 해결돼야 한다.

    다음으로 신항 개발 및 운영과 관련해 창원시의 역할이 제고돼야 한다. 창원시는 신항 전체 면적의 71%를 점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동안 신항은 지역 간 갈등 속에서 힘의 논리에 의해 부산 중심으로 개발이 진행돼 왔다. 앞으로의 신항 개발은 어민대책, 이주단지 조성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산재해 있기 때문에 창원시의 협조 없이는 더 이상 추진이 어렵다. 때문에 신항의 미래를 위해서는 해양수산부, 창원시, 부산시의 협치가 매우 중요하며, 상호 협의체 구성과 기존의 부산 중심의 항만위원회 등에 창원시의 참여가 이뤄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신항의 명칭 변경도 검토돼야 한다. 신항의 공식명칭은 한글로는 신항, 영문으로는 ‘Busan New Port’다. 신항의 전체면적 중 창원지역이 71%를 차지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명칭은 잘못된 것 같다. ‘부산·창원항’으로 하면 어떨까? 평택·당진항 등 두 지역명을 함께 사용하는 예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많이 있다.

    정 철 영

    전 창원시 진해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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