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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가뭄까지… “다 말라 죽겠다”

  • 기사입력 : 2016-08-23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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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례 없는 폭염으로 수산물과 농작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폭염에 가뭄이 겹치면서 농민들의 속도 타들어 가고 있다.

    사과는 강한 햇볕에 데였고 포도와 오미자는 잎이 말라 가고 있으며 일부 밭작물은 생육저하가 발생하고 있다.
     
    마른장마로 저수율이 떨어지자 지자체는 차량을 이용해 농업용수 공급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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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후 거창군 고제면 개명리 한 농원의 오미자가 계속된 폭염과 가뭄으로 잎이 마르고 열매가 쪼그라드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거창 사과 햇볕데임= 폭염은 농작물 생육에도 지장을 초래했다. 추석에 맞춰 출하 예정인 조생종 ‘홍로’ 사과가 강한 햇볕 데임 현상인 ‘일소과’가 발생했다. 피해지역은 거창군 거창읍과 북상면, 고제면 일대로 신고된 피해면적만도 34㏊에 이른다. 피해 정도는 5~6%로 평년의 2~3%보다 배 이상이다.

    23일 오전 거창군 고제면 덕송농원 김민경(47) 대표는 “4500평의 부지에 사과농사를 짓는데 이 중 450평이 일소현상이 발생했다”며 “추석상품으로 출하 준비를 해야 하는데 일손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껏 키운 사과 중 10%가량을 버려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피해가 더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포도, 오미자는 잎이 마르고 과육이 쪼그라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일부 밭작물도 고온에 생육저하가 발생하고 있다. 단감농가는 아직 피해신고가 접수되지는 않았지만 이 같은 피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남도는 일선 시군에 과수 등 농작물 피해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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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전 거창군 고제면 덕송농원에서 한 농부가 햇볕데임인 일소과 현상으로 버려야 하는 ‘홍로’ 사과를 쳐다보며 안쓰러워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어류 폐사 이어 멍게 폐사= 양식어류 폐사에 이어 진해만 해역 일대에 양식 중인 멍게가 집단 폐사했다. 진해만 일대 해역의 양식멍게 60% 이상이, 피해가 심한 내만은 70~80%가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멍게 폐사가 폭염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물렁병 등 다른 원인인지는 아직 명확지 않다. 멍게는 바닷물 수온이 영상 25도가량에서 잘 자라는데 이달 들어 이 일대 바닷물 수온이 30도에 육박해 수온과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멍게 피해와 함께 굴 양식장도 비상이다. 굴 양식 특성상 집단 폐사는 진행 후 한 달 정도 지나야 확인할 수 있어 현재로서는 확인이 어렵지만 어민들은 높은 수온 때문에 피해를 입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경남도 어업진흥과 관계자는 “멍게 폐사 원인과 규모를 지금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곤란하다. 정확한 피해 규모와 원인은 조사를 해봐야 안다”고 말했다.

    ◆저수율 53%로 가뭄 주의단계= 계속되는 폭염과 마른 장마로 일부 지역에서 가뭄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23일 한국농어촌공사 경남지역본부에 따르면 현재 도내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52.4%로 가뭄 ‘주의단계’다. 이는 평년 대비 67.1% 수준이다.

    도내 저수지(641곳)의 지역별 저수량을 보면 농어촌공사 관할 △남해·하동지역 저수지 71곳이 28.6%라는 심각한 저수지 고갈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날 하동지역 저수율이 20.1%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이처럼 저수율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예년만큼 비가 내리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도내 평균 강수량은 883㎜로 평년 1069㎜의 83% 수준이며, 전국적으로도 777㎜의 강수량을 보여 평년 943㎜의 82%선에 머물러 있다.

    남해, 하동, 거제 지역의 저수지 하부나 천수답은 초기 가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저수율 부족에 따른 논 마름 현상으로 수원개발과 레미콘 차량을 이용해 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남해군 이동면, 서면, 남면, 창선면 등 6개 읍면은 50㏊가량 논 마름 현상을 보여 지난 13일부터 레미콘 차량으로 긴급 용수를 하고 있다. 그동안 우심지역 7.1㏊에 317t의 물을 공급했다.

    밭작물은 아직까지는 특별한 피해가 없으나 밭콩 등은 일부 생육저하가 나타나고 있다.

    도 농업정책과 관계자는 “주말에 비 예보가 있어 기다리고 있다. 만약 비가 오지 않는다면 내주에는 가뭄 경계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이학수·조윤제·김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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