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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스포츠는 퇴보하는가- 이강헌(창원대 체육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6-08-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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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에게 벅찬 감동과 진한 아쉬움을 동시에 남긴 리우 올림픽이 끝났다. 207개국 1만1551명의 선수들이 국가와 개인의 명예를 걸고 기량을 겨룬 이번 대회는 많은 신기록과 숱한 화제를 뿌렸다. 한국은 당초 목표인 10-10에는 실패했지만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로 종합 순위 8위에 오르며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림픽에서 보여준 우리 선수들의 도전과 감동이 넘치는 투혼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이번 올림픽에서 양궁과 태권도를 제외하면 우리의 경기력이 전반적으로 퇴보하는 경향을 보였다. 유도와 레슬링 그리고 배드민턴은 올림픽에서 양궁 다음으로 많은 금메달을 획득한 핵심 종목이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단체 구기종목에서도 44년 만에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육상 47개, 수영 33개, 체조 14개)이 걸린 기초종목에서도 단 한 개의 메달도 얻지 못했다. 육상경기에 출전한 15명 중 결선에 오른 선수는 한 명도 없었고 육상의 유일한 메달 종목인 마라톤도 20년간 노메달이다. 게다가 한국 남자 마라톤 선수들은 140명 중 131위와 138위로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러한 경기력의 전반적인 퇴조 현상은 우리 스포츠가 구조적으로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는 한계에 이른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갖게 한다. 우리의 엘리트체육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선수자원의 부족, 입시 위주의 학교교육체계, 학교 운동부에 대한 지원 감소와 각종 제약 강화 등으로 인해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실제로 2013년도 전체 등록선수 수가 13만5301명이던 것이 2014년에는 12만2468명으로 9.5%가량 감소했다. 이러한 현상은 중학교와 초등학교로 내려갈수록 심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의 우승과 선전에는 열광하면서도, 성적지상주의를 비판하고 생활체육에로의 정책전환을 거론하며 엘리트체육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스포츠의 퇴조를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언론에서도 국제무대에서 더 좋은 성취를 위한 기반 구축과 정책 수립을 촉구하기보다는 소수의 엘리트선수에 의한 체육의 독점현상을 비판하고 모두의 체육을 부르짖고 있다. 언론은 올림픽과 같은 큰 대회가 끝나면 이구동성으로 ‘한국 스포츠가 갈 길은 생활체육’이라는 보도와 논설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이미 정부에서는 88올림픽 이후 생활체육 육성에 힘을 기울여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클럽과 동호인 수가 획기적으로 증가했고 전국적인 연결망을 구축해 선진국형 발전 형태를 갖춰 가고 있다. 최근 들어 운동과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많이 증가했고 국가예산과 체육진흥기금 그리고 지자체의 체육예산도 엘리트체육보다는 생활체육 발전을 위해 사용되는 비율이 훨씬 많아졌다.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은 발전 배경이 다르고 문화적 위상도 다르다. 뿐만 아니라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은 전혀 다른 원리적 토대를 가지며 추구하는 목적, 대상, 내용, 추진방법 등도 다르다. 엘리트체육은 경쟁과 승리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반면 생활체육은 참가의 의미와 건강, 즐거움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양궁의 전 종목 석권은 우리 양궁의 생활체육이 발전해서 가능했던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두 분야는 서로 다른 차원에서 발전이 모색돼야 한다.

    생활체육은 국민이 누려야 하는 기본권으로 모든 사람이 복지화된 환경 속에서 운동과 스포츠를 즐기는 것이다. 엘리트체육은 생활체육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생활체육의 목표수준이며 희망이다. 스포츠의 발전이 생활체육의 양과 질을 견인하는 것이다. 엘리트체육은 한 번 무너지면 여간해서는 복구가 힘든 특성을 가지고 있다. 뒷걸음치는 우리 스포츠에 대한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강헌 (창원대 체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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