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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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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과 떠나는 세계여행] 네팔 히말라야

푸른 하늘 맞닿은 ‘세계의 지붕’

  • 기사입력 : 2016-08-31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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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여행을 계획해본 적이 있나요? 여행사를 통한 여행이 지겨우시다면 자신만의 여행을 기획해보세요. 우연한 기회로 울산에 있는 한 중학교에서 강연을 진행했는데요. 학생들에겐 서로 다른 소중한 꿈들이 있었습니다. 그 꿈들을 지켜보자는 뜻에서 소원들을 적은 현수막을 제작했습니다. 간호사, 특수교사, 일러스트 작가 등 다양한 꿈들이 있었고, 그 소원을 어디에 펼치면 좋을까 고민을 하다가 선택한 곳이 히말라야였습니다. 하늘과 가장 가깝기에 소원을 그곳에 펼친다면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히말라야에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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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서 바라본 마차푸차레.

    히말라야 트레킹은 주로 쿰부, 안나푸르나 생추어리, 랑탕 등 세 가지 코스가 있습니다. 쿰부 히말라야는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가 있는 곳인데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공항인 루클라 공항으로 이동해야 하기에 아찔한 시작으로 유명합니다. 대부분의 코스가 4000m 이상에서 5000m에 이르는 고산지대이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하거나 트레킹 초보이신 분들에게는 힘들 수 있습니다. 안나푸르나 생추어리는 가장 인기가 많고, 트레킹 인프라 구축이 가장 잘 되어 있는 코스인데요. 짧게는 5일부터 길게는 3주까지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루트 자체도 어렵지 않고 경치도 아름다워서 트레킹 입문자나 초보자들도 쉽게 즐길 수 있습니다. 랑탕 히말라야는 마니아층에게 인기가 많은 곳인데요. 쿰부와 안나푸르나에서 볼 수 없는 그만의 매력이 있고, 짧게 즐길 수 있어 시간이 없는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입니다.

    저는 학생들의 소원이 적힌 현수막을 가지고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로 향했습니다. 안나푸르나 코스로 향하면 여행자들의 도시로 유명한 포카라를 여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네팔의 수도인 카트만두에 도착해서 버스로 8시간이 넘는 거리를 이동해야 도착할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페와 호수를 끼고 있는 포카라는 안나푸르나 트레킹 코스의 시작인 나야풀로부터 거리가 조금 있는데요. 택시나 버스로 1시간 이상 이동해야 도착할 수 있습니다. 네팔에서는 대부분의 길이 산악길이기 때문에 한참을 둘러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간이 부족한 분들은 비행기를 타고 포카라로 이동하면 되지만 기상 악화로 결항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에 적어도 이틀 정도 여유를 두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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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누와에서 바라본 풍경.


    시기도 중요한데요. 저는 비수기인 몬순에 트레킹을 했습니다. 네팔은 날씨가 우기와 건기로 나뉘는데요. 건기에는 구름이 없어 아름다운 설산과 하늘을 볼 수 있고, 우기에는 잦은 비와 비구름으로 설산을 보기 힘들지만 날씨가 좋을 때는 눈과 푸른 초원이 어울린 경치를 볼 수 있습니다.

    우기인 몬순에 트레킹을 출발했기에 매일 비를 맞았답니다. 단 하루도 예외 없이 비가 내려 트레킹이 고되기도 했지만 덥지 않아서 시원하게 즐겼습니다. 트레킹 첫날에는 길을 잃었는데요. 짐을 들어주는 포터와 길을 알려주는 가이드 없이 혼자 올라갔기에 당황했답니다. 길을 잃어서 한참을 헤매다 일반 가정집에 들어가 길을 물어가며 다시 길을 찾았습니다. 힘겹게 첫날의 목적지인 뉴브리지 숙소에 도착한 후 씻으려고 양말을 벗었는데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다리가 피범벅이었는데요. 알고 보니 산거머리에게 습격을 당했던 겁니다. 몬순 시기에는 풀이 무성하고 나무가 많아 산거머리가 많은데요. 이 때문에 많은 트레커들이 정신적으로 힘들어합니다. 숙소 주인으로부터 소금을 얻어서 다리에 붙어 포식하고 있는 거머리들을 해치웠습니다. 참고로 거머리들은 달팽이와 마찬가지로 소금을 굉장히 싫어하는데요. 몬순에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시는 분들은 꼭 소금을 챙겨 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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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누와에서 만난 태국인과 한국인들.


    두 번째 날에는 시누와에 도착했습니다. 특히 시누와에는 백숙과 김치찌개를 하는 네팔 사장님이 계시는데요. 쌀에서 네팔 특유의 향이 나지만 타국의 산에서 먹는 김치찌개는 최고의 맛이었습니다. 사실 외국에 가면 그 나라 음식들을 먹는 편인데, 네팔의 전통 음식인 달밧은 정말 입에 안맞아 힘들었답니다. 다행히 숙소마다 양식, 한식, 현지 음식 등 다양한 음식을 주문할 수 있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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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누와 숙소에서 태국인 친구 2명을 만났는데요. 약학을 공부하고 있는 이 2명의 여학생들은 여름방학을 맞아 특별한 여행을 하고 싶어 히말라야로 왔다고 합니다. 항상 긍정적이고 밝은 모습의 그들 덕분에 트레킹이 즐거웠답니다. 3일차에는 데우랄리에 도착했는데 데우랄리 구간부터는 3000m에 가까워 고산증세가 나타날 수도 있는 곳입니다. 고산증세가 나타나면 식욕이 떨어지고, 숨쉬기가 힘들고, 두통이 온답니다. 이런 증세가 나타나면 따뜻한 음식을 먹고, 충분한 휴식이 필요합니다. 데우랄리에서 영국 고등학생들을 만났는데, 17세인 그들은 수학여행으로 이곳에 왔다고 합니다. 하산하는 길인데 지도 선생님이 고산병으로 아프셔서 정상인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까지 못 올라가고 도중에 내려왔다고 합니다. 아쉽지 않느냐고 물었는데, 17세 고등학생인 ‘몰리’가 제게 해준 답변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우리는 슈퍼마리오 캐릭터처럼 목숨이 2개가 아니다. 산은 항상 이곳에 있고, 어디론가 사라지지 않기에 언제든 다시 올 수 있다. 산을 내려왔기에 선생님 건강이 괜찮아지셨고, 결코 아쉽지 않다.” 17세 학생이 저보다 더 성숙한 생각을 하는 것에 놀랐고, 제 인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항상 ‘지금이 아니면 언제 해보겠어?’라는 마음으로 여유 없이 살아온 제 자신에 대해 반성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지금 못해도 다시 도전하면 된다는 그런 마음이 생겼습니다.

    다음 날 아침 영국인 학생들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목적지인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로 향했습니다. 3500m 이상부터는 걷는 것도 힘들었고, 숨쉬기도 힘들어졌습니다. 힘겹게 도착한 4130m. 산은 우리가 힘들게 올라온 것에 대한 보상으로 구름을 잠깐 치웠고, 덕분에 굉장히 아름다운 설산의 풍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학생들의 현수막을 펼쳤고, 그들에게 나눠줄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산에서 돌아온 지금은 학생들에게 꿈과 관련된 책을 선물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산을 오르면서 많은 생각을 비웠고, 비워낸 마음을 새로운 생각으로 채웠습니다. 덕분에 새로운 도전을 계획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자신만의 특별한 여행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행TIP

    1 몬순 히말라야에는 산거머리를 조심해야 한다. 발까지 감싸주는 타이즈를 신거나 소금을 준비한다.

    2 히말라야 트레킹은 짐을 들어주는 포터와 길을 안내해 주는 가이드를 고용할 수 있어 편하게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3 고산지대에서는 식욕이 떨어지기 때문에 자극적인 음식으로 입맛을 살리는 것이 좋다.

    4 네팔인들 대부분이 영어를 구사할 수 있어 소통에 어려움이 없다.

    5 삼각대를 챙겨간다면 히말라야 별 사진도 촬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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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영

    △1990년 창녕 출생

    △울산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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