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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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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보약’으로 힘내세요… 수험생과 ‘공진단’

'공'부 집중력 떨어지고, '진' 빠지고, '단'단한 체력 필요할때

  • 기사입력 : 2016-09-04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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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래없던 무더위가 이제 한풀 꺾이고 어느새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초가을이 다가왔다.

    이맘때쯤 되면 공부와 더위에 지친 고3 수험생들은 정신이 번쩍 들게 된다. 바로 수능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랜 수험기간 동안 체력이 많이 떨어져서 공부에 집중을 하려고 해도 졸리고, 피곤해서 여간 힘들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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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수험생들이 안타까운 학부모들은 앞다퉈 수능용 보약을 찾으러 다니기도 한다. 몇 년 전부터 인기를 끈 물범탕은 냉동수입한 물범고기와 함께 캥거루고기, 철갑상어, 미꾸라지, 산삼을 비롯한 각종 한약재들을 넣어서 만든다. 이는 집중력과 기억력을 높여준다고 소문이 났지만 주요 성분들을 분석해보면 체력을 많이 소비하는 사람들의 기운을 조금 북돋아줄 뿐이지, 예민한 수험생들에게는 오히려 소화장애, 가슴 답답함 등을 유발해 수험생활에 지장을 주게 된다. 또 요즘엔 강남일대에서 ‘수능주사’라는 것도 많이 성행하고 있다. 이 주사는 ‘총명주사’,‘집중력주사’ 등의 이름으로도 불리는데 각종 비타민, 태반성분을 넣어서 주사를 맞으면 학습능력이 향상되고 기억력이 좋아진다며 학부모를 현혹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전혀 과학적으로 규명된 것이 없으며, 수험 특수를 노린 상업적인 마케팅일 뿐이라는 것이 뇌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런데 얼마 전에 공중파 뉴스에서 ‘공진단’에 대한 주목할 만한 보도가 있었다. 공진단이 만성피로, 수면장애 개선에 이어 기억력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도 입증됐기 때문이다. 대전대 동서생명과학연구원은 공진단이 억제된 뇌의 학습과 기억력을 2배 이상 향상시키고, 알츠하이머 치매약과 유사한 효능까지 가진다고 발표한 바 있다. 뇌 신경의 전달이 방해돼 학습과 기억이 억제된 실험동물 모델을 통해 공진단이 학습과 기억력 회복에 도움을 주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새로운 학습과 기억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뇌의 해마조직에서 BDNF하고 NGF라고 하는 뇌세포의 가장 대표적이던 뇌세포 영양인자를 이 공진단이 활성화하는 것이 아주 확연하게 확인됐다는 한방병원 교수의 인터뷰 또한 있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도서관 온라인 국제학술지에까지 실리면서 한의학의 과학화, 세계화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수능을 미끼로 수험생과 학부모들을 현혹시키는 각종 수험생 약에 비해서 공진단은 수천 년 동안 뇌와 신체의 건강을 유지시켜준 훌륭한 보약임이 이번에 증명된 것이다.

    그러면 공진단은 과연 어떠한 한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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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흔히 말하는 중국황실의 공진단은 ‘사향공진단’으로, 중국 원나라 때 의학자였던 의역림이 만들어 황실에 대대로 진상돼 왔고, 조선왕실에서도 많은 어의들이 임금님의 정력강화와 체력보강을 위해 처방해왔던 한약이다. 동의보감에 나오는 공진단의 효능을 보면 “태어날 때부터 허약한 체질을 타고 난 사람이라도 공진단을 복용하면, 하늘이 내린 생명의 원천적인 기운을 굳건하게 해, 온갖 병을 물리칠 수 있다”라고 설명돼 있다.

    공진단은 현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면 스트레스로 인한 모든 울체병에 막힌 곳을 뚫어주고 기순환을 원활히 시켜주는 사향이 함유돼 있어 정신적 중압감이 심한 이들에게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해줘 정신건강을 증진시킬 뿐 아니라 녹용, 당귀, 산수유 등의 기혈을 보강하는 약재들이 들어가 있어 오장육부의 기능 저하와 원기 부족 등에 다양한 효과를 지니는 뛰어난 처방이라 할 수 있다.

    요즘 홈쇼핑이나 인터넷쇼핑몰, 백화점 등에 공진단과 비슷한 환을 비싼 값으로 많이 팔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엄밀히 말하면 약이 아니다. 이는 정식적으로 식약청의 관리를 받는 한약재들이 아닌 식품으로 유통되는 약재들로 만들어진 것으로 건강기능식품일 뿐이다. 또한 중요한 약재의 함유량 또한 치료효과를 내기에는 미미한 수준이라 비싼 값을 지불하고 복용하거나 선물할 값어치가 떨어진다.

    특히 공진단의 핵심재료인 사향은 금보다 더 비싼 약재이다. 놀랍게도 사향의 1g당 가격이 금보다도 더 비싼 가격으로 책정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향은 온몸의 막힌 혈을 뚫어주는, 우리 몸의 순환을 잘 이뤄지게 하는 강한 약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수많은 한약 처방에 쓰여왔다. 천연기념물인 사향노루 보존을 위해 대한민국 한의사들은 1993년 7월부터 국산 사향노루가 아닌, 식약청의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인증을 받은 정품 사향을 합법적인 루트로 구매해 공진단을 제조하기로 결정하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공진단을 구매할 때는 반드시 믿을 수 있는 한의원에서 직접 처방받는 것이 좋다. 또한 공진단이 대개 체질을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좋은 처방이라고 하지만, 공진단 역시 약이기에 믿을 수 있는 한의사의 진료를 받은 뒤 자신의 체질에 맞춰서 처방을 받아야 한다. 사향공진단을 제외하고도 침향공진단, 총명공진단, 뇌활력단 등의 다양한 공진단이 개발된 것 역시 공진단을 먹을 사람의 체질에 가장 알맞은 처방을 하기 위해서이다.

    기억력, 주의력, 체력이 떨어지는 수험생뿐만 아니라 ‘공진단 적응증’을 살펴보고 해당되는 사람들은 비슷한 증상을 체크한 후에 한의원에 가서 정확한 검사와 처방을 받기를 권한다.

    이준희 기자

    도움말 = 휴한의원네트워크 창원점 이상욱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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