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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천시의회, 국회 못된 짓 따라하기

  • 기사입력 : 2016-09-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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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20대 국회를 출범하면서 새누리당은 자당에 배정된 8개 상임위원장 중 4개 상임위장 임기 2년을 1년씩 쪼개 나눠먹기를 했다. 이렇게 되자 여론은 물론 야당조차도 볼썽사나운 감투 나눠먹기, 추잡한 꼼수라는 비난을 했다. 더욱이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들이 앞장서 국회법의 맹점을 이용해 ‘짬짜미’ 추태를 보이니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못된 짓은 안 가르쳐줘도 빨리 배운다’더니, 3개월째 의장선출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사천시의회가 이 짓을 따라하려 하고 있다. 의장자리를 탐해온 새누리-비새누리 양측은 6-6 교착상태 돌파구로 2년의 의장임기를 1년씩 나누자는 데 동의했다. 다행히 부의장과 상임위장 배분 과정에서 욕심이 상충하면서 ‘그들만의 짬짜미’가 일단은 결렬됐지만, 내일 열리는 205회 임시회에서 어떤 야합이 이뤄질지는 모를 일이다.

    지난 5일만 해도 기자들은 ‘혹시나?’ 하는 경계심에서 미리 방어선을 친 적이 있었다. 양 진영 의원들에게 “의장 하고 싶은 의원 모두 접수받아서 3개월씩 하면 되겠네”라고 한껏 조롱했다. 이런 식으로 빈정댄다면 자존심이 상해서라도 편법을 부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착각이었다. 시민들의 눈총 따위는 상관없다는 몰염치에는 상식적인 방법은 통하지 않는 모양이다.


    지방자치법 제48조 3항에 ‘의장과 부의장의 임기는 2년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런 식의 의장 임기 나눠먹기는 엄연한 불법이다. 하지만 시의원들은 문제될 게 없다고 항변할 거다. 의장직을 1년씩 나눠하기로 명시하지도 공표하지도 않을 것이고, 상반기 의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하면 잔여임기를 이어 하는 방식으로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반기 의장 임기는 새누리당 후보에게 양보하는 만큼 내년 3월까지 6개월만 한다는 구체적 협의내용까지 알려진 마당에 눈 가리고 아웅 아니겠나.

    지방의회 의장은 도둑들이 훔쳐온 장물이 아니다. 시민을 무시하고 법을 어겨가며 자기들끼리 나눠 가질 수 있는 게 결코 아니다.

    정오복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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