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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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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사회 기반시설의 안전은 소재로부터- 임차용(재료연구소 금속재료연구본부장)

  • 기사입력 : 2016-09-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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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도 이제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사회 기반시설의 안전을 위해 지진에 잘 견딜 수 있는 강하고 부러지지 않는 소재가 필요하다.

    올해 7월 발표된 국토교통부 자료는 전국 건축물 698만6913동 중 47만5335동만 내진설계가 적용돼 ‘내진율’이 6.8%에 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내진구조란 지진에 안전할 수 있도록 구조물을 만드는 것을 말하며 내진구조의 시작은 지진에 잘 견디는 철강소재, 즉 내진강재를 사용하는 것이다.

    내진강재는 기존 일반 구조용 강재와는 달리 소재가 변형되기 시작한 이후 파단될 때까지 버틸 수 있는 능력이 큰 소재를 말한다. 즉 지진의 충격에너지를 소재가 흡수해 건물 전체의 급작스런 붕괴를 방지하기 위한 소재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내진강재는 소재가 변형되기 시작하는 강도(항복강도)와 소재가 견디는 최대강도(인장강도)의 비(항복비)를 0.80~0.85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실구조물 항복비는 낮을수록 우수하므로 항복비를 0.80 이하로 낮추는 소재 개발이 시급하다 하겠다.

    지난 2011년 일본 동북 지방의 대지진으로 인한 원전사태 이후, 기존 원자로의 안전성 향상과 함께 방사능 폐기물의 처리 및 저장이 중요한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방사능 폐기물에는 사용 후 핵연료와 같은 고준위 폐기물과 원전에서 사용하는 장갑이나 부품 등 방사성 물질의 함유량이 적은 중저준위 폐기물로 구분된다. 중저준위 폐기물은 2015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 중인 경주 방폐장에서 저장하고 있지만, 문제는 고준위 폐기물인 사용 후 핵연료봉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고준위 폐기물 처리를 우리나라 원전의 최대 취약점 중 하나로 꼽는다.

    우리나라는 현재 운용 중인 23기의 원자로와 건설 예정인 원자로를 포함해 2024년까지 34기의 원자력 발전소를 운용할 예정이다.

    국내의 사용 후 핵연료 발생량은 현재 가동 중인 경수로 19기, 중수로 4기를 기준으로 매년 경수로 350t, 중수로 400t을 합쳐 총 750t씩 발생하고 있다. 사용 후 핵연료는 발전소 내 저장시설 (습식 및 건식 저장시설)에서 저장·관리하며, 이 중 습식 저장시설은 물을 냉각매체로 이용해 사용 후 핵연료의 붕괴열을 냉각시키고 방사선을 차폐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현재 각 원전 내, 사용 후 핵연료를 임시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은 2016년을 시작으로 2024년이면 완전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핵심기술의 개발 및 관련 시설의 증축이 시급한 상황이라 하겠다. 사용 후 핵연료의 저장시설 소재로는 중성자 흡수재 및 차폐재가 사용되고 있으나, 이러한 소재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사용 후 핵연료 수송저장용 소재의 경우, 프랑스, 미국, 일본 등 원자력 강국들이 용기 설계, 제작 및 소재 수급 등 전 주기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중공업체가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의 제작에 참여하는 수준으로 향후 국내 고유의 저장시설 제작을 위해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소재의 국산화는 물론, 더욱 우수한 성능을 담보할 수 있는 고유 합금의 개발과 인증이 중요한 기술적 이슈 사항이다. 또한 고밀도 저장시설 안전 규제 강화에 따라 저장시설용 소재의 고기능화 및 수명제어 기술, 사용 후 핵연료 이송용 대용량 수송 용기 소재 개발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어 중성자 차폐용 핵심 소재 개발은 고준위 핵폐기물 보관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중요한 선결 과제가 될 것이다.

    임차용 (재료연구소 금속재료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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