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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 교류를 지향하는 사회- 황미화(위드에이블 원장)

  • 기사입력 : 2016-09-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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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지구상에 살고 있는 현생 인류의 직접 조상을 호모사피엔스라고 한다. 이들은 약 5만 년 전에 처음으로 인류의 기원지인 아프리카를 떠나 유럽으로 이동했다. 당시 유럽에는 네안데르탈인이라는 또 다른 인류가 살고 있었다. 두 인류는 한동안 동시에 생존했으나 약 3만 년 전에 네안데르탈인은 스페인의 남부 해안지역에 마지막 흔적을 남기고 갑자기 지구상에서 사라졌다고 한다.

    학자들은 이 인류의 멸종 원인에 대해 체격, 뇌의 크기, 사냥 도구 및 기술, 식생활, 일일 사용 칼로리 등 다양한 원인을 제시했지만 아직까지 정설은 없다고 한다. 몇 년 전 미국의 어느 대학에서 이에 관해 의미 있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두 인류의 생존과 멸종이라는 극단적 결과의 원인을 사회관계의 차이라고 분석한 것이다.

    네안데르탈인은 가족을 중심으로 20명에서 30명 단위로 집단생활을 하면서 외부집단과는 교류가 없었다고 한다. 직계 중심의 집단생활을 하면서 외부집단과는 적대적 관계이며, 심지어 식인의 흔적까지 있었다고 했다. 외부집단은 적이자 먹이였던 것이다. 이에 비해 호모사피엔스는 가족집단의 범위를 넘어 외부집단까지 교류가 확대되었다고 한다. 이들은 교류와 협력의 사회관계를 형성하였던 것이다.

    원시사회에서 생산 방법은 수렵과 채취이다. 생산 성과가 매우 낮았을 것이다.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이 협동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그래도 하루하루 생산물은 구성원의 허기조차 채우기 어려웠을 것이다. 잉여생산물이 없기 때문에 소유의 개념 자체가 희박했을 것이다. 모두가 생산에 참여하고 성과물은 골고루 나누는 협동적 사회관계가 생존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생산 여건에서 외부에 대해 배타적 집단에 비해 협동적으로 생산하고 나누는 연대적 집단의 생존 우위는 명확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호모사피엔스는 그 명칭과 같이 지혜로웠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 초중고 학교생활에서부터 배타적 생존경쟁이 치열하다. 사교육은 너무나 당연하고 유치원에서부터 원어민 영어 과외를 받기도 한다. 대학생활에서도 여유와 낭만은 고사하고 취업공부에 매달리고 해외 연수 등 스펙 쌓기가 치열하다. 대학졸업 후에도 취업고시를 위해 몇 년씩 공부를 해야 한다. 서로 교류하고 협동하는 과정은 거의 없다. 오직 1등이 되기 위한 경쟁적 과정이 치열하다 못해 눈물겹다.

    이렇게 사회에 진출한 사람들의 생활은 어떤가? 친구와 동료는 협력자이기보다 경쟁자이다. 앞집과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사회생활에서도 생존을 위한 경쟁은 계속되기 때문에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승강기에서 우연히 마주쳐도 어색하다. 이웃에 사는 노인의 고독사가 한 달이 지나서 발견된다. 이웃 간 사소한 주차시비는 다툼을 넘어 살인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여유와 배려가 사라지고 경계와 갈등만 증폭되고 있다. 이러한 삶은 3만 년 전에 멸종한 그 인류와 닮아 있는 것은 아닐까?

    사회적 관계를 나타내는 상호 신뢰, 가치 공유, 협동적 사회문화, 호혜적 규범, 네트워크 등을 사회자본이라고 한다. 이것은 사회구성원을 결속시키고 공동체 의식을 생성시키는 촉매제로 간주된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사회자본은 국가의 경제성장은 물론 사회 발전과 긍정적인 상관관계가 있다고 한다. 사회자본의 구체적인 효과는 범죄율 감소, 보건 증진, 수명 연장, 학력 향상, 소득의 형평성, 복지 증진, 인권증진, 부정부패 감소, 사회 효율성 증가, 신뢰도 향상, 사회거래비용 저하 등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사회자본이 지향하는 것은 결국 상호교류와 나눔이라고 본다. 지금까지 생존하고 있는 호모사피엔스가 지향한 사회관계의 특성이다. 3만여 년 전에 생존했던 두 인류의 생활방식 중 지금 우리가 선택해야 할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황미화 (위드에이블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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