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9월 19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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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청년] 창원 상남동서 ‘타투팩토리’ 운영하는 강동엽 씨

“타투는 예술, 몸에 지니는 개인박물관이죠”
타투이스트 출신 동료 덕분에 관심
SNS에 작품 올리면서 해외활동도

  • 기사입력 : 2016-09-2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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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투(문신)는 갖고 싶은 작품을 평생 몸에 지니는 개인 박물관이죠, 그 작품을 제가 맡는 거라 늘 두근거립니다.”

    흰 티셔츠 아래로 드러나는 목과 가슴, 팔에 색색의 타투가 피부를 채우고 있는 타투이스트 루환, 본명 강동엽(29)씨를 그가 일하는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에 위치한 타투팩토리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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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투이스트 강동엽씨가 22일 오후 창원시 상남동 숍에서 그의 첫 타투머신을 새긴 오른쪽 손등 타투를 보여주고 있다.

    지금은 타투와 한몸인 채 살아가지만 군대를 가기 전까지만 해도 타투는 먼 세계였다. 창원대 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강씨는 집안 사정으로 1학년을 마치고 입대, 2008년부터 부사관으로 근무하다 타투이스트 출신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타투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듬해에는 당시에 구하기도 어려웠던 타투머신을 사서 자신의 오른쪽 허벅지에 처음으로 호랑이 타투를 스스로 새겼다.

    “몸에 있는 그림이 굉장히 생소하게 다가와서 매력적이었죠. 늘 종이나 캔버스에 펜이나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다 피부에다 그림을 새기니 바탕과 소재가 바뀐 게 흥미로워서 흠뻑 빠져들었습니다.”


    4년 후 다시 학교로 복귀해 전시활동도 이어가고, 방과 후 교사로 미술을 가르치는 일을 하기도 했지만 타투작업을 병행했다. 그러다 2011년에 지금의 숍인 ‘타투 팩토리’라는 이름을 짓고 본격적으로 활동했다. 대중 예술인 팝아트 작가 앤디 워홀의 작업실인 워홀팩토리서 따온 것으로 타투가 대중들로부터 널리 사랑받고, 예술로 인정받았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이름은 좋지만 창업은 만만찮았다. 복학생이니 창업 자금이 없어 자취방이 작업공간이 됐고, 오피스텔 등을 옮겨다니다 4년 전 중앙동과 상남동에서 숍을 열게 됐다. 타투가 음지에서 이뤄지는 비위생적인 문화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좋은 환경에서 작업을 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그 노력 덕에 마음 맞는 2명의 동료와 함께 타투팩토리를 열어 현재는 모두 5명이 일한다.

    꾸준히 인스타그램에 작품을 올린 덕에 홍콩에서 작업할 기회가 생겨 자비를 들인 홍콩행을 계기로 지난해 홍콩 타투 컨벤션에 참가했고, 이후에는 인도 타투 컨벤션에서 입상을 하는 등 해외활동 경험도 쌓았다. 그는 앞으로 타투이스트가 될, 혹은 창업을 생각 중인 청년들에게도 도전하고 진득하게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타투를 온몸에 두르고, 피어싱만 한다고 해서 타투이스트가 되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겉멋에 들고, 남의 것을 계속 참고하기보다는 자신의 작업을 축적하고, 자신의 그림을 꾸준히 연구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림작업을 의논하고, 새기는 지금이 행복하다는 강씨는 앞으로 타투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다고 했다. “예전엔 조폭같이 강하고 험한 사람들만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1, 2년 사이 바뀌었어요. 타투를 찾는 사람들 자체도 늘었고, 나이대의 폭도 넓어졌고요. 엄마와 딸이, 아빠와 아들이 같이 오셔서 서로의 이니셜을 새기기도 하고, 돌아가신 어머니의 얼굴, 혹은 태어난 딸의 얼굴을 가슴에 새기기도 하지요. 평생 간직할 작품으로요.”

    새길 루에 불꽃 환, 혹은 그림 환을 쓴 ‘루환’을 예명으로 쓰는 그가 말한다. “타투는 예술이라는 생각이 확산될 때까지 꾸준히 작업하겠습니다.”

    글·사진= 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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