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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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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교육비 감당 벅차” 無자식 택하는 젊은 층

저출산 심화 위기의 경남 (중) 원인
출산 회피 주요인 ‘경제적 부담’
“부부 삶 중요” 가치관 변화

  • 기사입력 : 2016-09-25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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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식 1명 낳아 교육시키는 데 1~2억원 든다는데 출산장려금 몇백만원 준다고 낳겠어요.”
     
    젊은이들이 출산을 꺼리는 가장 큰 원인은 경제적 이유 때문이다.
     
    최근 ‘인구소멸’이라는 단어가 거론될 만큼 경남을 위기로 몰아 가고 있는 저출산 문제 역시 아이를 낳아 기르는 데 드는 ‘돈’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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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녀 없어도 무관…‘경제적 부담 때문에’=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최근 2015년 기준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이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미혼남녀(20~44세)에게 자녀 필요성에 대해 질문한 결과, ‘자녀가 꼭 있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미혼남성 39.9%, 미혼여성 28.4%였다. 반면 ‘없어도 무관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미혼남성 17.5%, 미혼여성 29.5%였다.

    자녀가 없어도 무관하다는 응답자는 그 이유로, 미혼남성은 ‘경제적으로 여유롭게 생활하기 위해(40.2%)’, ‘부부만의 생활을 즐기고 싶어서(30.1%)’, ‘자녀가 있으면 자유롭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26.9%)’ 등의 순으로 답했고, 미혼여성은 ‘경제적으로 여유롭게 생활하기 위해(36.2%)’, ‘자녀가 있으면 자유롭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32.0%)’, ‘부부만의 생활을 즐기고 싶어서(21.3%)’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미혼남녀 모두 경제적 요인을 가장 주된 이유로 꼽은 것이다. 도 여성가족정책관실 관계자는 “저출산의 주된 이유를 경제적 요인으로 보고 있다”며 “보건사회연구원이 밝힌 연구보고서상 원인을 토대로 저출산 극복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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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값 내기도 빠듯= 교육비는 물론 일·가정 양립을 위한 보육비 등 육아를 위한 직접적 비용부터 주거비, 그리고 고용불안 등 출산이 야기하는 기회비용까지, 아이를 낳아 키운다는 것이 모두 ‘돈’으로 직결된다.

    비싼 집값은 가정을 꾸리려는 젊은이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며, 출산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현주(31·여·양산시 물금읍)씨는 “내년 결혼을 앞두고 집은 안식처라는 생각에 신혼집 욕심이 많지만 1~2억원으로는 내집 마련이 힘들다”면서 “안정적 주거를 위해 집을 살 계획인데 빚 갚느라 한 5년간은 출산 생각이 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조사자료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6~2012년 평균 3.1%에서 2013년부터 지난 6월까지 평균 1.1%로 2.0%p나 하락한 반면 품목별 물가기여도 중 전월세 가격을 반영한 주거서비스는 0.29%p에서 0.36%p로 대폭 상승했다.

    ◆육아비 부담…둘이 즐기자= 주거비에 대한 부담이 높은 상황에서 교육비 등 실제 육아비용은 ‘출산 불필요’를 부채질한다. 김정수(34·여·김해 장유)씨는 “부모 욕심에 남들 다 보내는 학원을 안 보낼 수 있나. 장난감 지출도 같은 맥락”이라며 “맞벌이 부부는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필요한데 부모님이나 이웃에 아이를 맡기거나 어린이집 위탁비용이 상당해 부담이 크다”고 덧붙였다.

    결혼 5년차인 이모(41·밀양시)씨는 출산 계획이 없다. 그는 “결혼할 때부터 아내와 아이를 낳지 말자고 얘기했다. 둘이 벌다 보니 생활비가 모자란 것은 아니지만, 우리 둘만을 위해 투자하자는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고용불안 등 기회비용까지= 자녀를 갖는 것, 자녀를 위해 사는 것이 당연했던 과거와 달리 부부를 위한 삶이 중요하다는 쪽으로 가치관이 바뀌고 있다. 출산을 하면서 고용불안이라는 기회비용도 만만치 않다. 사회적으로 남성의 육아휴직이 자유롭지 않은 데다 사용에 따른 고용불안도 무시하지 못한다. 비정규직이라면 더 그렇다.

    만 8세 이하 자녀를 둔 근로자는 남성, 여성 모두 최대 1년까지 육아 휴직이 가능하지만,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공무원·교직원 등 제외)는 4872명으로, 전체 육아휴직자(8만7339명)의 5.6%였다. 전년 4.5%에 비해 오른 수치지만 미미하다. 아직 남성 육아휴직을 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아니다.

    박모(40·창원 마산합포구)씨는 “아내가 둘째 출산을 앞두고 있다.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싶지만 회사에서 쓴 전례가 없어 눈치가 보인다”면서 “사실상 쓰기는 불가능하지 않겠나”고 토로했다.
     
    김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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