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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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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턱턱, 다리 퉁퉁…원인은 심장입니다

심장 기능 이상 ‘심부전’
혈액순환장애로 다른 장기 기능저하 일으켜
심부전 환자의 60%는 관상동맥질환이 원인

  • 기사입력 : 2016-09-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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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50)씨는 평소 조금만 움직여도 호흡이 곤란할 정도로 숨이 차고 종종 다리가 붓는 증상도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겨 병원을 찾지 않았다.
     
    증상은 계속됐고, 이윽고 잠을 자다가 누워서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호흡곤란 증세를 겪게 되자 병원을 찾았다.
     
    A씨의 질환명은 ‘심부전’이었다. 심장의 기능에 이상이 생겼다는 적신호이며, 조금만 늦었다면 생명을 위협받을 수도 있었던 위급한 상황이었다.

    메인이미지
    심장 초음파 검사를 하고 있다.

    ◆심부전이란

    심부전은 신체의 혈액을 모아 펌프 작용을 통해 온몸으로 보내 주는 역할을 하는 심장의 기능이 약화돼 온몸 구석구석 보내져야 하는 혈액이 충분하게 순환되지 않아 발생하는 질환이다. 크게 혈액을 온몸에 보내주는 펌프 기능에 이상을 보이는 수축기 심부전과 혈액을 모으는 이완기 기능에 장애를 보이는 이완기 심부전으로 나눌 수 있다. 발병 경과에 따라서는 급성 또는 만성 심부전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이 질환은 심장 기능에 이상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혈액순환장애로 인해 다른 장기들의 기능 저하를 동반하는 복잡한 질환이다. 발병 원인 또한 매우 다양해서 막연히 ‘심장이 좀 좋지 않다’라고만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다소 생소한 질환일 수도 있다.

    심부전은 중증으로 진행 시에는 매우 위험한 질환이며, 노인 인구의 증가와 함께 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유방암이나 전립선암 등 일부 암보다도 예후가 좋지 않고, 중증도에 따라 평균 생존율이 2~3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치료기술의 발전으로 예후가 점차 좋아지고 있지만, 예방과 조기 치료 등 주의를 요하는 질환임에는 변함이 없다.


    ◆발병 원인은

    심부전 환자의 약 60%는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해 발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으로 발현하는 관상동맥질환은 심장으로 통하는 3개의 대동맥 중 1군데 이상이 좁아지거나 막힌 것을 말한다. 이러한 관상동맥 질환의 발병 초기에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거나 약물 치료를 꾸준히 받지 않는 경우에는 결국 심장 기능이 저하돼 심부전으로 진행하게 된다. 관상동맥질환 외에도 심부전의 흔한 원인 중의 하나가 고혈압이다. 심한 고혈압을 조절하지 않고 방치하다가 심부전이 발생해 병원에 내원하거나, 고혈압 상태를 모르고 지내다가 호흡곤란이나 부종과 같은 심부전 증상이 나타나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심장 판막질환, 부정맥, 선천성 심장 질환, 갑상선 질환 등도 심부전을 유발한다.


    ◆다양하고 광범위한 증상

    심부전은 기본적으로 심장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생기는 질환이지만, 여러 장기의 기능 부전을 동반하면서 증상이 생기기 때문에 증상도 다양하고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호흡 곤란, 복부 팽만, 다리 부종 같은 증상이 주요 증상이지만, 만성 기침이나 소화 불량, 피로감 같은 다른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심장이 공급하는 혈액이 신경계, 폐, 위장관, 신장, 피부 등에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하면서 생기는 이상신호다. 심장 기능의 이상이 심해지면 폐에 체액이 저류돼 폐부종이나 흉수가 발생하게 된다. 이로 인해 운동 시 호흡이 어려워지고, 악화되면 안정 시에도 호흡이 곤란해지거나 누웠을 때 호흡곤란이 더욱 심해져 앉아서 호흡해야 하는 증상이 생긴다. 심부전으로 인해 위장관 기능이 떨어지게 되면 소화불량, 식욕 결핍이 발생할 수 있고, 간 비대증, 복수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신장 기능이 감소되기도 하고, 발목부터 퉁퉁 붓기도 한다. 이처럼 심부전은 증상이 매우 다양하고 광범위하므로 비슷한 증상이 생기면 즉시 순환기내과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진단과 치료법은

    심부전이 의심되면 기본적으로 심전도, 가슴 엑스레이 검사를 한다. 검사를 통해 심장 확대 소견이나 폐부종, 부정맥을 동반한 빈맥 등의 소견이 보이면 심장 초음파와 혈액 검사 등 정밀검사를 통해 심부전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이뤄진다. 심부전으로 진단된 후에도 심부전의 선행 원인을 찾아내어 적절한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관상동맥혈관 촬영, 심장 CT/MRI, 특수 혈액 검사 등의 추가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심부전은 또한 발병 경과에 따라 급성과 만성심부전으로 나뉘는데, 이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진다. 급성 심부전 환자는 급성 호흡 곤란으로 응급실로 실려 오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에는 심부전의 원인 및 악화 요인을 제거하고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치료가 진행된다. 만성심부전의 경우 심장 기능 저하에 대한 신체의 보상 작용으로 과도하게 교감신경 및 호르몬계가 활성화돼 질환이 고착된 상태로, 심장의 점진적인 기능 저하를 막고 회복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치료가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심장의 부하를 줄여주거나 기능을 강화시키는 약물을 투여함으로써 치료가 시작되는데, 심부전을 일으킨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관상동맥 협착에 의한 심부전은 시술이나 수술을 통해 관상동맥 협착을 해결하고, 중증의 판막 질환에 의한 심부전은 판막 수술과 같은 특수한 치료를 요한다. 고혈압에 의한 경우에는 고혈압만 조절해도 심부전이 호전될 수 있기 때문에 항고혈압 약물이 치료의 근간이 된다. 말기 심부전증의 경우는 치료를 해도 연간 사망률이 30~50%에 달하는데, 심장 이식은 예후를 호전시킬 수 있는 최종적인 치료법이다.

    삼성창원병원 심장혈관센터 이미래 교수는 “심부전 환자는 과량의 나트륨 섭취를 피하고 증상이 호전됐다고 해서 임의로 약물을 중단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며, “감염성 질환의 발병이 갑작스런 심부전 악화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독감 예방 주사와 같은 예방 접종을 잘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또한 심부전을 악화시키는 부정맥, 빈혈, 허혈성 심질환 등에 대해 정기적인 검진을 받을 것을 권했다.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도움말=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심장혈관센터 이미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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