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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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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갤러리고운서 옻칠공예가 성광명 개인전

10월 8일까지 그릇·찻잔·다기 등 수십점 선봬

  • 기사입력 : 2016-09-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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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광명 作


    옻칠은 시간의 예술이다. 고려시대 제작된 목판인 팔만대장경이 천년 세월을 견딘 비결이 옻칠이다. 그만큼 견고하다. 뿐만 아니라 처음엔 검붉은 빛이던 것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자연스럽게 밝아지며 광택이 난다. 흔히 이를 두고 ‘칠이 핀다’고 말한다. 다른 어떤 도료서도 볼 수 없는 옻칠만의 특징이다.

    창원 고운메디컬 내 갤러리고운에서 옻칠공예가인 성광명 작가의 개인전 ‘검붉은 유혹’이 열리고 있다. 그릇, 수저, 접시, 컵 등 식기와 찻잔, 주전자 등 다기, 독특한 형태의 수납함 수십 점이 놓였다. 아직 피기 전의 검붉은 색 작품들이 갓 세수하고 나온 듯 말갛게 빛난다. 이번 전시를 위해 5개월이 넘도록 작업한 것들이다.

    전시작 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커다란 호박 모양의 함이다. 실제 호박의 표면에 삼베나 모시를 여러 번 덧입힌 건칠(乾漆)기법으로 제작한 것이다. 사과, 배, 파프리카 모양의 함도 실제 과일과 채소를 이용해 같은 방식으로 제작했다. 10번 이상 칠하고 말리는 작업을 반복해야 하는 만큼 1개 작품을 완성하는 데 3개월 가까운 시간이 걸린다.

    작가는 “시골에 살다 보니 호박이 시간이 지나며 상하는 것을 많이 봤다. 자연물을 오랫동안 보존할 수 없을까 생각하다가 건칠에 응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나무를 다듬어 깎은 뒤 역시 삼베와 모시를 배접해 여러 번 옻칠한 컵은 그윽한 색감을 뿜어낸다. 대나무를 잘게 쪼개 가로세로로 엮어 만든 둥그런 함, 물푸레나무로 만들었다는 커다란 쟁반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모두 자연물과 천연재료들만 사용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성 작가는 약 25년 경력의 옻칠 공예가로 20년 전부터 지리산 기슭 하동군 악양면 평촌마을에 정착해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전시는 10월 8일까지. 문의 ☏ 282-4922. 김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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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광명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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