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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묘지山頂墓地 19 - 조정권

  • 기사입력 : 2016-09-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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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땅에서 태어나 땅에서 좌초한 인간들.



    가 닿을 수 없는 높이를 강인하게 추구하다가

    한기寒氣를 끌어 모아 서리를 뱉어내는 겨울 땅에

    결국은 드러눕는 인간들.



    언젠가 이른 봄 그대들이 찾아낸 새파란 무덤 하나,



    그대를 향해 왈칵 달려드는 풀내음

    그것이 우리가 끝까지 살아야 했던 이유이다.

    ☞ 지금 이 땅은 경제적으로는 ‘수직’의 시대, 정신적으로는 ‘수평’의 시대인 것 같다. 바바리맨 검사가 출현하고, 성매매 현장에서 법관이 붙잡히고, 제자와의 낯 뜨거운 관계로 최고학부의 교수가 망신을 당한다. 선비라는 단어는 낡은 사전 깊숙이 숨어 버렸다. 벌거벗은 ‘욕망’들만 ‘자본’의 혈관을 타고 흘러 다닌다. 거의 무소부지(無所不至)이다.

    가 닿을 수 없는 높이를 추구하는 ‘정신’을 찾으려면 박물관을 찾아가거나 어느 산꼭대기에 있는 묘지를 찾아가야 할 지경이다. 분명한 것은, 정신을 찾으러 과거의 무덤으로 향해야 하는 시대는 이미 무덤 속에 들어가 있는 시대라는 것이다. 시인 이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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