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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우리는 위험한 현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정기홍(거제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16-10-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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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마 남한 땅에 터뜨리겠나? 미국이 가만히 안 있을 텐데.” “전쟁 못 일으킨다. 김정은 저부터 죽을 텐데.” 무슨 근거로 말하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무얼 믿고 낙관적으로 생각하는지 더더욱 모를 일이다.

    한 번의 말 실수 때문에 정치범수용소로 보내 10년을 짐승같이 살게 하고, 그 안에서 잘못이 있으면 자식이 보는 앞에서 부모를 죽이는 곳이 북한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야만적인 국가이지만 엄연한 현실은 실로 무서운 위력의 ‘핵’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방되던 1945년 8월 15일은 미국, 중국, 러시아에게도 일본과의 전쟁이 끝나는 날이었다. 미국이 1941년부터 일본과 벌인 전쟁, 중국이 1937년부터 일본과 벌인 전쟁, 소련이 1945년 8월 9일부터 벌인 일본과의 전쟁이 모두 이날 끝났다.

    미국은 그해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 상공에서 세계 최초의 핵무기인 ‘리틀보이’를 폭발시켜 14만여명이 사망했다. 사흘 후 나가사키에 투하된 ‘팻맨’으로 사망자는 7만여명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무기는 가장 위력이 컸던 최근 5차 핵실험에서 볼 때 리틀보이나 팻맨 수준의 구형 원자폭탄 수준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북한 핵무기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분석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은 핵폭탄과 대륙간 탄도미사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대량파괴무기 가운데 핵무기 못지않게 한국과 일본은 물론 미국을 공포로 몰아넣을 수 있는 것이 생물학무기다. 생물학무기는 화학무기보다 독성이 수백 배 강하다. 탄저균 10g은 사린가스 1t과 맞먹는다. 탄저균 6㎏이 들어있는 탄두를 워싱턴에 투하했을 경우 워싱턴 인구 60만명이 전멸한다는 보고서도 있다.

    초강대국 미국에게 큰소리치는 국가가 얼마나 될까. 김정은이 미국을 상대로 큰소리치고 위협하는 것은 그 근거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북한은 생물·화학무기 보유량이 세계 3위다.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달 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제60차 총회에서 모든 핵무기 및 핵 프로그램을 폐기할 것을 북한에 강력 촉구하는 결의문을 168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IAEA의 대북 채택은 이번만이 아니다. IAEA는 이미 1993년부터 북핵 관련 결의를 채택해오면서 북핵 불용의 의지를 표명해 왔다.

    그러나 북한은 이를 철저히 무시하면서 지난 2012년 개정헌법에서 이미 ‘핵보유국’임을 선언했다. 2013년에는 핵무력·경제 병진노선과 ‘자위적 핵보유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할 데 대하여’라는 법령 공포 등을 통해 핵무장을 기정사실화했고, 올해 제7차 당대회에서 병진노선을 재확인했다.

    6·25전쟁 이후 북한은 ‘권력과 국가의 힘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신념 하나로 핵무기 개발에 매진해왔고, 그 결과물을 잇따라 드러내놓고 있다.

    북한이 핵공격으로 본격 위협한다면 한국 내 미군은 그대로 있지 않을 것이며, 미군의 생명을 걱정하는 미국민들의 요구로 철수할 가능성이 크다. 이건 국제정치의 생리적 현상이다. 미국의 핵우산은 정세에 따라 언제든지 변하며, 자국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기 마련이다. 베트남전쟁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우리가 발 붙이고 있는 이 땅의 현실은 언제 재앙이 닥칠지 모르는데 우리는 철저히 안주하고 있고, 국회마저 국리국략이 아니라 과거보다 더한 당리당략에 골몰하고 있다.

    정기홍 (거제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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