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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백남기씨 사인 논란, 진실은 무엇?- 박승규(부산예술대 연극과 겸임교수)

  • 기사입력 : 2016-10-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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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시위 도중 경찰이 발사한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혼수상태로 사경을 헤매다 지난달 25일 사망한 고 백남기씨에 대한 사망진단서상의 사인이 ‘병사’로 알려졌다. ‘물대포’에 의해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고, 병원의 초기 진단에서 외상(지주막하 출혈), 그것 때문에 수술을 했고, 계속 혼수상태로 있다 사망한 사인을 ‘외인사’가 아닌 ‘병사’라고 진단한 것에 대해 유가족들과 시민들의 저항이 커지고 있다.

    “선배님들께 의사의 길을 묻습니다.” 의학을 공부하는 서울대 의대생들이 서울대병원 측이 내린 사인 진단을 오류로 보고 그들의 선배들이자 전문의들에게 던지는 공개 성명서 제목이다. 서울대 의대생들의 성명에 의하면 환자가 사망했을 때 사망의 종류는 선행 사인을 기준으로 선택되고, 질병 외 다른 외부 요인이 없다고 의학적 판단이 되는 경우만 ‘병사’를 선택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물대포라는 유발 요인이 없었다면 고 백남기 씨는 혼수상태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므로 고인의 죽음은 명백한 ‘외인사’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런 명백한 오류가 실수인지, 실수면 왜 시정할 수 없는지. 어떤 이유에서 이런 논란을 불러 왔는지. 또 사체부검 영장이 발부될 수 있었던 빌미도 사망진단서의 사인(死因) 때문이기에 서울대병원 측에 진단서 수정과 해명을 요구하고, 선배 의사들에게 진실에 대한 답을 요구한 것이다. 양심에 침해받은 것이 있다면 침묵하지 말아 달라고.

    ‘의사의 길을 물은 의대생들의 질문에 답할 선배들이 몇 나올까?’라는 나의 의심은 무참히 깨지고 말았다. 의대생들이 공개 질의한 성명 발표 다음날인 10월 1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동문들이 후배들의 부름에 응답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 발표로 응답한 것이다.


    “고 백남기씨 사망진단서는 통계청과 대한의사협회에서 제시한 원칙에서 어긋난다”고 명백히 밝히면서 병원의 역사와 의사로서의 전문성과 소명의식으로 바르게 눈 뜨라는 완곡함이 읽혀졌다. 그러나 진정 입을 열어야 할 사인을 판단한 의사도 병원 측도 심지어 의학계조차도 침묵하고 있다. 많은 주검에 대한 사인 진단을 내리고 있었을 터인데도 왜 그들은 침묵하고 있는 걸까?

    “전문가란 오류를 범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오류를 범했을 때 그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라는 의대생들의 성명서 속의 어구를 우리 사회 전반에 적용해야 할 말이라 여기고 있을 때, 서울대병원의 사망진단서는 대한의사협회와 통계청이 각각 발간한 진단서 작성 매뉴얼을 위반한 오류인 것으로 확인됐다는 보도를 접했다. 전문의로서 단순한 오류를 범한 실수일까, 아니면 무슨 의도가 있었던 것일까?

    서울대의대 성명발표자들의 판단으론 사인을 ‘외인사’라고 판단하는 것이 옳다고 했다. 서울대병원측은 이미 ‘병사’라고 진단을 내리게 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입을 굳게 다문 당사자들 때문에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의학계에서조차 서울대병원 측에 정치적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는 보도에 이어 사망 진단에 외압이 들어갈 수 없다는 반발도 나온다. 현재로서는 서울대병원의 사인에 대한 진단의 오류가 사체 부검 영장 발부와 관련 없다고 단정하기 힘들다. 병원 측의 명확한 해명과 의료인으로서 무엇이 진실인지 모두 밝혀 이 소요를 진정시키길 바란다. 검찰과 유가족 측의 갈등이 커지고, 사인에 대한 견해가 대립되면 혼란만 더욱 가중될 뿐이다.

    진실은 때론 우리를 아프게 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은 빠르게 치유된다고 했다. 의학을 공부하는 예비 의사들과 그들 선배들의 성명에 오류가 있는지 의학적 근거와 규정에 따라 명백히 그리고 속히 진실이 밝혀지기를. 법과 상식이 통하고 진실이 우리의 삶의 등불이 되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박승규 (부산예술대 연극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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