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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반쪽축제’ 전락한 산청한방약초축제

  • 기사입력 : 2016-10-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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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5년 지방자치제도 시행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역축제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이러한 양적 성장의 이면에는 소모·전시성 축제의 난립, 진정한 의미에서의 축제정신 훼손 등 우려의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산청한방약초축제도 사전에 기반시설 등이 미미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장소를 옮기다 보니, 이로 인한 부작용으로 지역 이미지 제고 및 경제 활성화라는 당초 목적과는 달리 동네 행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일부 관광객과 지역민들로부터 ‘반쪽자리 축제’라는 비난을 샀다.

    지난달 30일부터 10일간 열린 산청한방약초축제에는 총 13억여원의 예산을 들였다. 하지만 예년에 비해 외지 관광객이 적어 관광객 유치에 적잖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가장 큰 원인은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축제장을 이전한 것과 인근 지방자치단체에서 축제가 열려 관광객들이 분산됐기 때문이다.

    군이 축제 시기에 대해 치밀하게 분석을 하지 못했고, 약초라는 천혜의 소재가 있었지만 콘텐츠 차별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 인근 진주시의 유등축제는 낮보다 야간에 방문객들이 더욱 많이 찾아 축제장 분위기를 고조시켰는데, 산청한방약초축제는 오후 6시면 약초판매장 등 모든 판매장이 문을 닫고 퇴근해 대조를 보였다.

    지난해까지 기존 축제장에서 5월에 개최돼 산청읍민과 금서 주민들이 야간에도 축제장을 찾아 필요한 물건도 사고 공연 등을 구경해 축제분위기를 살렸다.

    사정이 이런데도 한 축제 관계자는 시정할 생각은 하지 않고 낮에는 산청한방약초축제를 구경하고, 밤에는 진주 유등축제를 구경하면 된다고 말을 해 스스로 ‘반쪽자리 축제’를 시인하기도 했다.

    축제의 질적 향상과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물 안 개구리’식 운영에서 벗어나야 하며 또한 자치단체장의 얼굴 알리기용 선심성 축제로 전락해서는 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한다.

    축제를 기획하는 사람들이 지역 주민·축제 참가자들과 함께 축제를 만들어야 지역문화 정체성이 담긴 대표축제가 만들어질 것이다.

    산청한방약초축제도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수천억원이 투자된 동의보감촌에서 개최하는 것이 맞지만, 이를 위해서는 사전에 주민들의 여론을 수렴해 충분한 검토와 철저한 사전 준비를 해야 축제다운 축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김윤식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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