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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집값에 대한 단상- 이상규(정치부장)

  • 기사입력 : 2016-10-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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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들어 서울 집값이 크게 뛰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 웃돈만 억대가 붙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강남에서 시작된 집값 폭등이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재건축 추진 단지 중 전국 최고가격을 나타낸 서울 강남 개포 주공 1단지의 시세는 3.3㎡당 8000만원에 육박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3.3㎡당 평균가는 4000만원이다. 30평형대 아파트 가격이 10억원이 넘고 3.3㎡(한 평) 가격이 시골 집 한 채 가격과 맞먹는다.

    이렇게 과열 양상이 보이자 정부는 강남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투기억제책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집값이 더 오를 경우 투기과열지구 지정과 분양가 상한제 도입 등이 추가 대책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 과열에 따라 내년부터 입주 물량이 큰 폭으로 늘어 오는 2018년에는 입주 대란설과 함께 역 (逆) 전세난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역전세난이란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집을 나가려고 하는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을 말한다.

    입주대란설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분양한 아파트들이 대거 입주하는 2017~2018년 무렵에 공급 과잉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2017~2018년 전국 아파트 입주와 입주 예정 물량이 73만여 가구로 추산된다. 단독주택과 다세대 주택 입주 물량까지 합치면 실제 입주 예정 물량은 이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그런데 집값 폭등은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의 이야기이고 지방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요지부동이다. 오르기는커녕 거래 자체가 잘 되지 않는다.

    경남의 경우 미분양 아파트가 전국 지방도시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가 밝힌 지난 8월 미분양 아파트 현황을 보면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6만2562가구이고, 이 중 경남은 9369가구로 전국 지방 시·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가 1만7860가구로 가장 높았다. 경남은 지난 7월에도 9737가구의 미분양이 발생, 전국 지방 시·도에서 가장 높은 미분양을 기록한 바 있다.

    집값 등락과 관련해서는 처지에 따라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린다. 집을 가진 사람과 없는 사람의 생각이 다르고, 집을 마련한 기성세대와 결혼해서 이제 집을 장만하려는 젊은세대의 생각이 다르다. 필자도 결혼하면서 전세를 얻어 살 때와 몇 년 뒤 아파트를 구입했을 때 생각이 달랐다. 집이 없을 땐 한 해가 다르게 뛰는 집값에 분통이 터졌는데, 막상 아파트를 구입하고 나니 집값이 올랐으면 하는 기대가 생겼다. 이와 함께 정서적으로도 일단 집을 구입하고 나면 엊그제 셋방살이 시절의 애환이나 설움은 어느새 잊어 버리게 되고, 깐깐한 집주인의 입장으로 바뀌어 버린다.

    그러면 집값은 어떻게 형성되는 게 가장 바람직할까. 우리나라에서 집은 한 가구 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따라서 집값 변화는 전 국민의 관심사이고 누구에게나 민감할 수밖에 없다. 집을 장만해 둔 기성세대의 입장에선 집값이 좀 올라 노후에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결혼할 자녀들을 생각하면 그게 정답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집 한 채 가진 보통 사람들 입장에선 물가 상승 수준에서 안정적인 게 가장 맞지 않을까.

    이상규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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