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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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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말 소쿠리 (19) 주루다, 쎄빠지다, 세알리다

  • 기사입력 : 2016-10-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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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 : 게울도 아인 가실인데 경남에 구조조정 찬바람이 억수로 부네. 대우조선해양이 올개(올해) 안에 직원을 3000명 주룬다 카고,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STX중공업도 370명 정도를 주룬다 카더라꼬. 다들 쎄빠지게 일했을 낀데 구조조정 당하면 어떤 생각이 들겄노? 이 많은 사람들이 다시 일자리를 찾을 수 있겄나?

    △서울 : 극심한 수주난을 겪고 있는 조선업체뿐만 아니라 경기 침체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 업체가 많더라. 하청업체 직원들까지 포함하면 숫자가 엄청날 거야. 그런데 ‘게울’은 ‘겨울’, ‘가실’은 ‘가을’ 같은데 ‘주루다’와 ‘쎄빠지게 일하다’라는 게 무슨 뜻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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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 ‘게울’과 ‘가실’은 ‘겨울’과 ‘가을’ 맞다. ‘주루다’는 ‘줄이다’ 카는 경남말인데, ‘주란다’ 카기도 한다. ‘혀’를 경남에서는 ‘쎄’라 캤다. ‘쎄빠지다’는 ‘혀가 빠지도록 힘들다’ 카는 뜻이다.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있을 때 혼자 딴짓을 하고 있는 사람을 보고 ‘저 쎄빠질 놈, 쎄가 만발이 빠질 놈’이라고도 캐샇다. 니 말대로 하청업체 직원들꺼정(까지) 합하면 실직 인원이 너무 많아 세알리기도 힘들 끼다. 그라고 실직이 넘우(남의) 일이 아이더라꼬. 내 친구도 고성에 있는 선박부품업체에 댕기는데 일거리가 없어가 몇 달 전부터 직원들이 돌아감시로(돌아가면서) 휴가를 가고 있다 카더라.

    △서울 : 창원공단의 중공업 업체에 다니는 이웃집 사람도 최근 명퇴했어. 우리 경제 상황이 심각하더라. 9월 실업률은 3.6%이고, 가계부채는 6월 말 기준으로 1257조원이라고 하더라. 가계부채는 절반가량이 주택담보대출이래. 은행 빚내서 집을 산 사람들은 집값이 떨어지면 어떻게 해. 이러다 제2의 IMF사태가 오는 거 아니야. 무섭다. 그런데 ‘세알리다’는 또 무슨 말이야?

    ▲경남 : 나도 무십다. ‘세알리다’는 ‘수량을 세다’라는 뜻인 ‘헤아리다’의 경남말이야. ‘시알리다’라고도 하지. 퍼떡 경기가 좋아지가 일자리가 마이 생겨나면 좋겄다. 허철호 기자

    도움말= 김정대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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