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8일 (목)
전체메뉴

박근혜 대통령 "국민께 심려 끼쳐 송구"… 대국민 사과

'최순실 대통령 연설문 사전 열람' 靑 공황
대선 때 연설ㆍ홍보분야서 개인적 의견ㆍ소감 전달 역할

  • 기사입력 : 2016-10-25 16:19:57
  •   
  •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각종 연설문을 사전에 받아봤다는 보도가 나오자 청와대가 공황에 빠졌다.

    청와대는 25일 박 대통령의 연설문이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씨에게 사전에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침통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의혹이 처음 제기된 24일에 이어 이날도 언론의 취재에 일절 응하지 않으며 물밑에서 대책 마련에 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파문이 확산되자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직접 대국민사과를 했다.

    메인이미지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최순실 의혹'에 관해 대국민 사과를 하기 전에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박 대통령은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최순실 씨는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주로 연설이나 홍보 등의 분야에서 저의 선거 운동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 주는 역할을 했다”며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도 같은 맥락에서 표현 등에서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취임 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은 일부 자료들에 대해 의견을 들은 적도 있으나 청와대의 보좌 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뒀다”며 “저로서는 좀 더 꼼꼼하게 챙겨 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인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 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모든 경위를 파악하는 중이다. 다양한 경로로 조사하고 있다”고 답했다.

    청와대 한 참모는 “어제 보도를 보고 잠을 못 잤다”면서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너무 충격적이다”고 말했다. 다른 참모 역시 “사실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메인이미지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최순실 의혹'에 관해 대국민 사과를 한 뒤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앞서 24일 JTBC는 최씨가 사무실을 비우면서 건물 관리인에게 처분을 부탁한 컴퓨터에서 44개의 박 대통령 연설문 파일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최씨는 박 대통령의 독일 드레스덴 연설문을 비롯해 국무회의 말씀자료 등 각종 파일을 실제로 연설하기 전에 받아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JTBC는 최씨가 받아본 것으로 확인된, 지난 2013년 8월 4일 작성된 국무회의 말씀자료의 경우 그 다음날 단행된 비서실장을 포함한 청와대 비서진 교체가 포함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최씨가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연설문 가운데 붉은 글씨로 된 것은 실제 박 대통령의 연설에서 당초 연설문과 바뀐 것으로 나왔다고 JTBC는 보도했다

    만약 JTBC 보도가 사실이면 최씨 의혹의 화살은 박 대통령을 겨누는 방향으로 정조준될 뿐 아니라, 그동안 “비선 실세는 없다”고 했던 현 정부의 도덕성에도 치명적인 상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에 대한 정치권의 공세가 강화되면서 조기 레임덕(권력누수)에 빠질 우려도 제기된다.

    한편 시민단체 활빈단은 25일 대통령 연설문 등을 사전 열람한 의혹을 받는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최씨에게 청와대 문건을 넘긴 관련자 전원을 대검찰청에 형사 고발했다.

    김진호 기자 kimjh@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진호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