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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수막이 불법인가? 내용이 불법인가?

  • 기사입력 : 2016-10-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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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 의창구 팔룡5일장이 북면 감계로 이전한 지 한 달이 지났다. 하지만 옮기는 과정에서 불거졌던 창원시·상인-주민 간 잡음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상인단체는 놀고 있는 시유지를 5일장 부지로 계약했다며 적법성을 주장하지만, 공공청사 예정부지를 이유로 5일장을 반대했던 주민들은 여전히 불매운동, 불법행위 민원 등으로 어깃장을 놓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상인과 주민은 모두 시의 중재를 요구한다. 시의 계약으로 파생된 문제니 시가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창원시는 응답이 없다. 모든 것이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시의 행보가 이렇다 보니 직속 구청인 의창구청의 행보도 진정성을 의심받는 상황이 됐다. 사연인즉, 지난 20일 북면 감계의 휴먼빌 아파트 단지 내 곳곳에 ‘5일장 Out!’, ‘소통불능 창원시 밀실행정 규탄’ 등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24일 오전까지만 해도 무사히(?) 걸려 있던 현수막은 이날 오후 감쪽같이 사라졌다. 알고 보니 구청이 옥외광고물 관리 차원에서 수거해간 것.

    입주민들은 “아파트 단지는 사유지여서 단속 대상이 아니다”며 “시를 비판하는 내용 때문에 생긴 과잉행정이 아니냐”고 토로한다. 구청은 옥외광고물 관련 법·조례상 적법조치로 사유지도 단속의 예외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그러면서도 신고된 집회 때 내건 현수막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의아하다. 한 주민은 “사유지 현수막도 불법이라면 아파트 입구 전봇대의 현수막들은 왜 안 떼어가냐”고 반문한다. 그래서 구청의 옥외광고물 수거시 현수막 내용도 판단의 대상이 아닌지 의문이다. 아파트 단지에 걸려도 내부를 바라보는 현수막은 수거하지 않는다고 한 구청의 설명 때문이다.

    5일장을 둘러싼 분쟁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시는 무대응인 상황에서, 상인과 주민들은 벽을 보고 말하는 기분이라고 한다. 현수막 단속 기준을 묻고 싶다. 위치가 불법이었나? 그 내용이 부적절했나?

    김현미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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