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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국방부 소유 ‘저도’ 조선불황 거제 관광단지로 조성해야- 정기홍(거제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16-10-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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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은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둔 지난 7월 4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여름휴가를 국내에서 보낼 것을 권장하며 특색 있고 매력적인 관광지로 ‘거제 해금강’과 ‘울산 십리대숲’을 꼽았다. 올 들어 조선산업 불황으로 위기에 처한 거제와 울산의 경기활성화를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한 고뇌에서다. 특히 거제시는 조선산업이 지역경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수주 격감, 구조조정 등으로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바다의 금강산’인 거제 해금강은 1970년대 박정희 전 대통령도 이 섬을 둘러보며 감탄해 제주도와 함께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 것을 검토했으나 정적인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고향이 거제여서 ‘공적’이 김 전 대통령으로 돌아간다는 이유로 측근 참모들이 말렸다는 후문도 있다.

    거제도가 이처럼 아름답기 때문에 박 대통령이 권유하지 않더라도 여름휴가철 거제도에는 방이 모자랄 정도다. 해금강뿐만 아니라 연간 100만여 명이 찾는 ‘외도’와 동백 군락지인 ‘지심도’, 아름다운 ‘내도’,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여차~홍포의 해안 비경 등 볼거리가 천지에 널려 있다.

    이처럼 천혜의 비경을 지녀 연간 700만여명이 찾는 경남 최대의 관광지인 거제도는 지금 유례 없는 조선경기 불황으로 혹독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와중에 거제시와 시민의 끈질긴 노력으로 국방부 소유인 동백섬 ‘지심도’가 다음 달 111년 만에 거제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지심도에는 군사시설이 있었지만 그동안 관광객들이 계속 찾았고, ‘국민의 섬’이라는 인식 하에 군사시설은 이전됐다.

    거제시민이 지심도보다 더 소유하고 싶은 섬은 바다의 청와대인 ‘저도’다. 저도는 1920년대부터 일본군의 군사시설로 이용되다가 1954년 이승만 대통령의 하계 휴양지로 사용된 이후 1972년부터 대통령 휴양지인 ‘청해대’로 공식 지정됐다.

    ‘저도’의 행정구역은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 산 88의 1. 전체 면적은 25필지 43만8840㎡이며, 이 가운데 40만6414㎡(92.6%)는 국방부 소유, 3만2426㎡(7,4%)는 경남도 소유로 돼 있다.

    섬 전체가 해송과 동백이 군락을 이룬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9홀의 골프장, 200여m의 백사장, 대통령실과 경호동 등 부속건물이 있으며, 섬의 북단부는 기암괴석과 절벽으로 형성돼 비경을 자아내는 곳이다.

    그러나 저도는 지난 2010년에 개통한 거가대교가 이 섬의 윗부분에 위치하면서 하루 2만2000여 대의 차량이 통행하고 있는 데다 섬의 전경이 한눈에 드러나 대통령 휴양지에서 제외됐다.

    저도는 거제의 육지부에서 불과 1.5㎞ 정도 떨어져 있지만 국방부 소유여서 일반인의 출입이 안 되는 것은 물론 어로행위마저 제한돼 있다.

    충북 청주에 있는 ‘청남대’는 지난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민에게 돌려주었고, 지금은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관광지 중 한 곳으로 청주와 충북도의 경제에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저도는 경호상 더 이상 대통령 휴양지가 아니다. 국민 모두가 가보고 싶은 섬이다. 그렇다면 국방부는 국민의 품으로 돌려주어야 한다. ‘국민의 군대’가 무슨 이유로 지금까지 돌려주지 않는지. 거제는 지금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정기홍 (거제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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