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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옛 가포유원지 그 이상의 가치를 찾아서- 정현섭(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동장)

  • 기사입력 : 2016-10-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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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년 전 당시 대학수업을 마치고 아르바이트나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자주 찾던 곳이 가포유원지였다. 그 시절 친구들과 삼삼오오 유원지 입구 장어횟집과 커피숍을 지나 해안변과 해수욕장을 걸으면서 혹시나 어여쁜 여학생이나 회사원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을 가졌던 철없던 시절이 떠오른다. 그래도 그 당시 친구 한 명은 그렇게 만나 장가가서 아들 2명 낳아 여전히 잘 살고 있으니 ‘가포’라는 곳은 낭만과 사랑이 넘치는 곳임에는 틀림없다.

    정확히 30년이 지나 가포동장으로 근무하게 됐으니 우연인지 운명인지 모를 일이다. 출근 첫날 무조건 동네를 한 바퀴 둘러봤다. 그 옛날 아기자기하고 멋스런 곳들은 많이 사라지고 없지만 가포고등학교 앞에 자그마하게 만들어진 ‘가포해수욕장 옛 추억의 터’를 보면서 여전히 가포가 가진 장점들을 활용한다면 찬란했던 옛 영광보다 훨씬 나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바다 매립으로 조성된 가포신항과 수많은 컨테이너들, 하나둘 들어서고 있는 기업들, 그리고 마산명물 가포장어골목, 마창대교와 해안변을 따라 새롭게 들어선 각양각색의 레스토랑, 내년에 재탄생할 국립마산병원….

    내일의 가포는 다양한 사람들이 왕래하는 지역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가포에서 터전을 일구었던 지역주민들의 가포사랑은 여전히 대단하다. 지금은 과도기로서 창원에서 작은 지역이지만 10년 후의 가포는 창원의 대표적인 부도심이자 도시와 농어촌을 연결해주는 요충지가 될 것이다. 또한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힐링지역으로, 가족과 연인들의 사랑을 돈독히 해 주는 낭만공간으로 변모할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다

    지역 대표들과 몇몇 카페 주인의 말에 의하면 가포를 둘러싸고 있는 청량산, 마창대교와 마산앞바다를 연계한다면 가포는 과거 전국적인 명소로 알려졌던 가포유원지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는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다고 한다.

    부산해운대 달맞이고개와 같이 연인들이 찾고 작은음악회가 있는 테마형 카페언덕을 만들고, 마창대교와 마산만을 조망할 수 있는 공간들을 창조하는 연구를 해 봤으면 한다. 가포만의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지역의 조그마한 변화가 창원을 대표하는 하나의 관광지로 탄생할 때 관광도시 창원의 멋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최근 안상수 창원시장은 “마산만의 아름다운 경관을 해치는 매립사업은 더 이상 안 되고, 미래가치를 염두에 두고 후손을 생각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양수산부에서도 “가포B지구(가포수변공원 앞) 매립 대신에 갯벌 복원과 체험장 등을 조성하는 타당성 검증 용역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가포의 미래는 밝다. 지역민의 애향심은 높고, 다양한 성장 자원들이 널려 있다. 옛 속담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지금부터 가포의 찬란한 구슬들을 하나씩 꿰보는 작업을 해 보았으면 한다. 아울러 70~80년대에 가포에서 뛰어놀던 옛 친구들이 다시 찾아와 추억을 회상하면서 또 다른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정현섭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동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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