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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해양플랜트의 운영과 수리·보수- 이명호(한국해양대 해양플랜트운영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6-10-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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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물트럭의 운영이 운수산업의 본질이고 선박의 운영이 해운산업의 본질이라면 해양플랜트의 운영은 해양산업의 본질이다.

    따라서 해양플랜트의 운영은 해양산업의 목적인 오일/가스를 생산해 매출을 발생시키는 행위라고도 할 수 있다.

    조선소에서 건조된 해양플랜트를 해양 현지로 운반해 시운전을 완료하고 나면 처음으로 기름을 생산(first oil)하는 것을 기점으로 매출의 시작인 해양플랜트 운영이 시작된다.

    기본적으로 해양플랜트 운영은 해양오너들 고유의 사업으로서 운영요원들을 고용하는 것도 그네들의 자유 권리이다.

    40여 년 전 우리나라에 해운회사와 배가 없을 때 외국의 해운회사에 수출 선원이라는 이름으로 취업을 했으며 최근에는 우리나라 해운회사도 초기에는 순수 한국 국적의 선원들만 고용했지만 지금은 다국적 선원들이 고용돼 승선한다.

    주요 유명 석유회사들도 처음에는 운영요원들을 자국민들만으로 운영했겠지만 지금은 자국민뿐만 아니라 다국적 운영요원들을 고용하고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노르웨이,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다양한 나라 사람들이 해양플랜트에 승선해 운영을 하고 있다.

    물론 해양선진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노르웨이인 그리고 약간의 인도사람들이 엔지니어나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고 대부분의 아시아권 사람들은 하부 작업자들로서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는 여태까지 해양플랜트 건조에만 매진하고 있었지 운영요원들은 손에 꼽을 만큼 희귀하다.

    옛날 우리의 배가 없던 시절 한두 명이 개인적으로 외국선박에 취업해 처음에는 의사소통의 문제로 힘들어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외국선박에 동승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는 해결이 됐다.

    해양플랜트의 경우도 과거의 상선처럼 한국인으로서 드물게 해양플랜트에 승선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 보면 의사 소통의 대표수단인 영어가 잘 되지 않아 무척 힘들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인도,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의 사람들은 기술이 비록 부족하더라도 소통이 잘돼 운영요원으로 취업이 잘 되고 있다.

    과거 우리의 아픈 식민지 역사가 차라리 일본이 아니고 영국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해양강국들은 이렇게 운영경험을 바탕으로 노동집약적인 해양플랜트 건조는 직접적으로 안 하더라도 기본설계회사와 해양플랜트 기자재회사를 운영함으로써 아주 비싼 가격으로 해양플랜트 건조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이렇게 해양산업의 핵심인 해양플랜트 운영 도중에 발생되는 장비/시스템의 고장수리와 유지보수는 필수항목이다.

    기자재산업 또한 건조시장과 수리, 개조 그리고 폐선시장에도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우리의 기자재는 해양플랜트 건조시장에만 관련하고 수리와 개조시장에는 참여를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유전개발 프로젝트의 생애주기가 50년이라고 한다면 해양플랜트의 건조시장이 5년, 나머지 40년이 넘는 대부분의 기간이 해양플랜트 운영이며 이 운영기간 동안 유지보수를 위해 수많은 수리와 기자재의 매출이 이뤄지며, 폐선의 경우도 해양플랜트 건조 사업이 아닌 수리선 사업과 연계가 된다.

    따라서 해양산업의 생애주기 중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운영으로서 우리가 현재 잘하는 해양플랜트 건조사업도 반드시 계속해야 하지만 운영 쪽으로도 눈을 돌려 운영 속에 포함된, 과거에 우리나라가 누구보다도 잘했던 수리사업과 폐선사업에도 참여한다면 우리의 해양산업도 전망이 밝다고 할 수 있겠다.

    이명호(한국해양대 해양플랜트운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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