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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콘크리트 지지율이 깨진 이후 국면은- 양영석(뉴미디어부장)

  • 기사입력 : 2016-11-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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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지난 2014년 6월 4일 실시된 제6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심을 취재하기 위해 김해의 한 전통시장에 갔었다. 평일이라서 사람이 많지 않은 가운데 상인 2명과 손님 2명에게 어느 당을 찍겠느냐고 물었다.

    40대 상인 1명을 제외한 또다른 상인과 손님 2명은 60~70대였는 데 주저않고 새누리당을 찍겠다고 했다. 이유를 묻자 세월호 사고로 어려운 처지에 놓인 박근혜 대통령이 불쌍하단다.

    취재를 하면서 나는 거의 멘붕에 빠졌다. 세월호 사고로 궁지에 처한 대통령은 불쌍하고 수백명의 희생자와 그들을 가슴에 묻은 유가족은 불쌍하지 않다는 말인가.

    사실 대선과정과 취임 이후 ‘박 대통령 지지율’은 경험칙과 보편율로는 설명되지 않는 특이한 흐름을 보였다.

    국정원 대선 개입과 끊이지 않은 인사 실패, 복지 공약 후퇴 등에도 집권 1년 차 지지율은 55%를 웃도는 고공행진을 계속했다. 그 후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 확산, 새누리당 공천 파동, 4·13총선 참패 등 수많은 악재 속에서도 30%가 넘는 지지율은 국정 수행의 원동력이 됐다.

    이를 두고 ‘콘크리트 지지율’이라는 수식이 붙고, ‘마의 30%’가 공식처럼 쓰였다. 부모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후광효과와 영남지역 그리고 60대 이상의 향수가 맞물리면서 고정 지지층이 흔들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임기말인 현재 불거진 ‘비선 실세 최순실 게이트’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마의 30%’ 선이 뚫리자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고 있다.

    이달 들어 첫째 주에 29%를 기록한 후 둘째 주 26%, 셋째 주 25%로 내려선 후 넷째 주에는 한 주 만에 8%포인트나 떨어져 17%선으로 내려왔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최씨의 비선 개입 사실을 인정하며 대국민 사과를 한 직후인 26~27일 조사에서는 14%까지 내려갔다.

    ‘콘크리트’로 불렸던 절대적 지지층도 동요가 크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80.5%의 득표율로 박 대통령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던 대구경북(TK)지역은 총선이 실시된 지난 4월 지지율 50%가 붕괴된 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으며 이달 들어 30%대로 내려앉았다가 10월 넷째 주에는 27%를 기록, 30% 선마저 뚫렸다.

    여기에 추후 한 자릿수대의 지지율까지 내려갈지도 모른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지율이 한 자릿수까지 추가 하락할 경우 사실상 국정운영 동력을 완전히 잃어버리는 ‘식물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박 대통령은 여야 원로들을 만나 조언을 구하고 우병우 민정수속과 ‘문고리 3인방’의 사표를 수리하는 등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 나름대로 애를 쓰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보수 혁신을 바라던 지지층과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던 지지층은 이미 무너진 것으로 지금 지지율로는 사실상 남은 임기 동안 국정 운영이 어려운 상태다.

    결국 청와대 인적 쇄신을 시작으로 대통령 본인을 포함한 성역 없는 검찰 수사, 필요 시 특검 수용, 거국중립내각 구성과 책임총리 임명 등으로 이어져야 시국이 안정되고 국민들도 납득하지 않을까 싶다.

    해법은 나온 가운데 박 대통령이 이런 수순을 밟을지 지켜볼 일이다.

    양영석 (뉴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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