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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말 소쿠리 (21) 쑥시기판, 디비다, 야시, 호래이

  • 기사입력 : 2016-11-03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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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 : 최순실이라 카는 여자가 온 나라를 쑥시기판으로 맨들어데. 언론서 ‘비선실세’라 카던데 이 일로 청와대 꼬라지가 말이 아이더라 아이가. 이래가 나라가 돌아가겄나.

    △서울 : 얼척없지. ‘비선(秘線)’을 사전에서 찾아보니 ‘몰래 어떤 인물이나 단체와 관계를 맺고 있음. 또는 그런 관계’라고 나와 있더라. 정상적인 관계는 아닌 거 같더라고. 이러니 나라꼴이 엉망이 돼 버렸겠지. 그런데 ‘꼬라지’는 ‘꼬락서니’인 줄 아는데 ‘쑥시기판’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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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 ‘쑥시기판’은 ‘난장판’이란 뜻이다. 여러 사람이 어지러이 뒤섞여 떠들어 대거나 뒤엉켜 뒤죽박죽이 된 곳이나 그런 상태를 말한다 아이가. ‘개판’이라 캐도 되겄네. 대통령 연설문과 정부정책 등 문건도 받았다 카고, 미르·K스포츠재단의 대기업 모금에도 관여됐다 카고, 정부 고위직 인사에도 개입됐다 카고, 딸래미(딸내미) 대학 부정입학 의혹도 있고, 오만 데 안 낑긴(끼인) 데가 없는 것 같더라꼬. ‘호가호위(狐假虎威)’라꼬 야시가 호래이의 위세를 빌려 권세를 부린다는 말 안 있더나. 딱 맞다 아이가. 검찰이 청와대, 재단, 전경련, 대학 싹 다 디비가 진실을 밝히야 안되겄나?

    △서울 : 호가호위라. 이번 상황에 딱 맞는 말 같네. 설명 중에 ‘야시’는 ‘여우’, ‘호래이’는 ‘호랑이’ 같은데 맞지? ‘디비가’는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그리고 이 쑥시기판이 정리되려면 검찰의 수사로 최씨와 관련된 모든 의혹이 규명돼야 될 건데 검찰을 믿어도 될까?

    ▲경남 : 니 말대로 여우하고 호랑이 맞다. ‘디비가’는 ‘뒤지어서’라는 말로 ‘디비다’ 카는 데서 온 말이다. ‘뒤집다’ 카는 뜻도 있고. 그라고 검찰이 성역 없이 엄중하게 수사하는지 주권을 가진 국민들이 단디 지켜봐야지.
     
    허철호 기자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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