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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청년이 찾는 산업단지가 경쟁력 있는 도시- 이장훈(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지역본부장)

  • 기사입력 : 2016-11-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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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쟁력 있는 도시를 한마디로 하면 ‘살기 좋고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좁은 의미의 도시 경쟁력은 도시의 산업경쟁력을 의미하며 넓게 이야기하면 사람과 기업을 끌어들이는 흡입력이라고 할 수 있다. 창원만 하더라도 불과 40년의 기간 동안 창원국가산업단지를 토대로 기업과 사람들이 모여들어 도시 경쟁력을 키워 왔다. 전국 각지의 젊은이들이 각자의 꿈을 좇아서 창원으로 몰려들었고 그 젊은이들로 도시는 활기에 찾고 활기찬 도시는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경쟁력 있는 도시로 발전해왔다.

    얼마 전 공작기계를 만드는 기업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회사 관계자로부터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 당장 공작기계 생산을 위한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기업도 젊은 인력 부족을 토로하는 상황이니 중소기업 상황이야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산단공이 2014년 조사한 산업단지 인력수급 현황 자료에 따르면 기업이 필요한 인력의 연령층은 20~30대가 전체의 65%를 차지하는 것에 비해 실제 인력구성은 40~50대가 50%를 초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른바 ‘고용 미스매치’가 가장 두드러진 곳이 산업단지인 셈이다.

    산업단지에 중소기업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에서 산업단지 중소기업의 고용 미스매치는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식기반사회에서 젊은이들의 자유로운 사고와 창의성은 기업 경쟁력의 원천이 된다. 이런 현실에서 젊은이들이 산업단지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않는 현실은 기업 경쟁력뿐만 아니라 산업단지가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한다면 지역경제로서도 큰 불안요인이 아닐 수 없다.

    청년들이 산업단지, 특히 중소기업을 외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들 짐작하는 대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와 젊은이들의 현장 업무에 대한 기피 현상이 가장 큰 요인이다. 이와 더불어 최근 중요하게 부각되는 문제가 산업단지와 중소기업의 열악한 근무환경이 적지 않은 요인으로 파악됐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는 근로자들을 위한 복지와 편의 기능을 미처 고려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산업단지에는 녹지, 공원 등 휴식공간이 부족하고 근로자들이 여가나 교육,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부족한 인프라로 인해 젊은이들이 산업단지를 찾지 않고 기업들은 인력이 부족하며 이는 다시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근무환경 개선에 투자하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산업단지가 겪고 있는 고용의 악순환 해결을 위해서는 산업단지를 젊은이들이 찾고 싶은 공간으로 바꾸는 것이 급선무이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2009년 4개 시범단지를 시작으로 노후화된 거점산업단지를 QWL(Quality Of Working Life) 밸리로 조성해 산업단지가 기존 일터로서의 기능뿐 아니라 배움터, 즐김터 기능까지 갖춘 삶의 공간으로 거듭나게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는 창원국가산업단지에 대학캠퍼스, 기숙사, 어린이집, 실내체육관 등 근로자들을 위한 복지 및 편의시설을 구축하고, 아파트형공장에 ‘문화대장간 풀무’라는 공간을 확보하고 다양한 문화예술 사업을 펼침으로써 창원단지를 젊은이들이 찾고 싶은 매력적인 공간으로 재편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산단공이 정부, 지자체와 벌이고 있는 공공사업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부터 근로 환경 및 복지에 대한 투자를 통해 젊은이들이 찾고 싶은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 젊은 기업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활력 있는 산업단지를 만들며 활력 있는 산업단지는 경쟁력 있는 도시를 만드는 가장 쉽고 빠른 길이기 때문이다.

    이장훈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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