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9월 26일 (수)
전체메뉴

국민의 준엄한 외침을 들으라- 박승규 (부산예술대 연극과 겸임교수)

  • 기사입력 : 2016-11-08 07:00:00
  •   
  • 메인이미지


    2013년 2월 25일 박근혜는 헌법에 규정된 대통령의 책무를 국민 앞에 선서하고 18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이 선서는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을 존중하고 준수한다는 헌법에 적시한 의무의 약속이며, 국민 모두에 대한 ‘법치와 준법의 상징적 존재’라는 사실을 만방에 알린 것이다.

    그리고 박근혜 정권 3년8개월여 지난 지금. 대한민국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라 불리는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었다. 공과 사를 분별하지 못한 대통령의 통치 행태의 안이함에서 비롯된 국정농단과 헌법 파괴적 사태에 국민들의 분노는 극에 치달으며 연일 대통령의 하야를 외치고 있다. 아무 권한도 없는 일개 민간인이 권력을 등에 업고 국정 전반을 들쑤셔 놓은 어마무시한 국정농단 사태는 대한민국을 마비시킬 정도다. 또 다른 비선 실세의 의혹이 계속 드러나고 있고, 과연 그 끝은 어디까지일지 연일 아연실색할 따름이다. 여기에 청와대 권력과 정부기관까지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정황들도 속속 드러나고 있어 ‘나라 맞아?’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게 한다.

    대한민국의 기본을 바로 세우겠다며 ‘비정상의 정상화’를 국정중심과제로 내세운 박근혜 정부. 정작 대통령 본인이 이번 게이트의 중심에 서게 돼 ‘정상을 비정상’으로 만들어 국가의 위기를 불렀다는 사실은 알고 있을까?


    많은 국민들은 그래도 가족도 없고, 형제들과도 거리를 두었으니 비리가 없을 거라고 깨끗함에 믿음을 보냈다. 그러나 오랫동안 가족보다도 더 짙은 관계를 맺은 희대의 사기꾼 유혹에 빠져 국정농단의 아궁이를 만들어 주고, 불쏘시개를 제공하고, 아예 불까지 붙여 준 꼴이 되지 않았는가. 그런데도 대통령은 담화에서 국익을 위한 일이었는데 일부를 잘못해 생긴 일이라 남 탓으로 돌렸다. 그리고 자신은 국민에게 받은 책무를 공백 없이 주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국민의 분노가 극에 달한 이번 사태의 중심에 선 대통령의 사과 치고는 무책임하고 매우 이기적이다. 정확한 사실을 밝히고, 그에 따른 용서를 구하고, 본인 및 국정운영에 대한 앞으로의 계획 정도는 내놓아야 그나마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사태 해결과 국정을 안정시켜 내려는 진정성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두 번의 사과담화문 발표로 감성에 호소한 부분이 일부 호의적 반응을 끌어내기도 했다지만 이 사태의 중심에 대통령 본인이 있고, 결과적으로 국민이 준 권력을 사익을 채우는데 사용하게 한 것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박근혜 정권은 이제 돌이킬수 없는 곳까지 와버렸다. 혹여 아직 법적으로 판명되지 않은 의혹에 불과하다는 안이한 판단이라면 국정 난국과 위기 해결은 더욱 꼬이게 될 것이다.

    최순실 일가의 국정농단의 패악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어 아직 끝 간 곳을 모른다. 참으로 인간 탐욕의 막장을 보는 듯하고, 인간 원죄의 종합세트를 보는 듯해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어찌 이토록 한 여인이 대한민국의 머릿속에 들어 앉아 분탕질을 칠 수 있게 되었을까. 국가 시스템이 이토록 허술하단 말인가.

    이제 국정을 혼돈 속에 빠트린 이 사태를 빨리 안정시키고 헌정중단사태는 막아야 한다. ‘국민과의 신의를 저버리고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구태 정치,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는 국민들이 심판’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결기는 결국 스스로를 향하게 됐다. 대통령과 국정 동반자 관계인 집권당 역시 책임을 피할 순 없다. 지난주 사즉생(死則生)의 각오를 밝히며 고개 숙였지만 단지 선언으로만 머물러선 안 된다. 비상시국이다.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대통령과 그를 옹호하는 정치권은 구차한 변명과 이기적 탐욕을 내려놓고, 국민의 준엄한 외침을 엄중히 받아들여 결자해지(結者解之)해야 한다.

    박승규 (부산예술대 연극과 겸임교수)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