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축구계의 큰 별인 박말봉(59·사진) 내셔널리그(실업축구) 창원시청 축구감독이 지난 10일 밤 11시10분께 지병인 위암이 악화되면서 별세했다.

지난 2일 경주한국수력원자력과 4강 플레이오프에서 직접 선수들을 다독였던 그가 불과 열흘도 안 돼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 축구인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박 감독은 지난해 위암 4기 판정을 받았지만, 가족 말고는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오후 빈소인 창원상복공원장례식장에는 그를 추모하는 이들로 가득 찼다. 지역 축구계 원로들과 창원시청 소속 선수들, 창원시축구협회 관계자들, 그리고 많은 팬들이 빈소를 찾았다.

오진열 창원시축구협회장은 “너무나 안타깝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팀을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킨 박 감독과 내년에도 함께할 것을 약속했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날 것이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내셔널리그의 퍼거슨’, ‘창원 축구의 대부’라고 불린 박 감독은 지역 축구계의 산증인이었다.

지난 1977년 창원 연고 실업팀인 동양기계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박 감독은 창원 상남초등학교와 토월중학교, 창원기계공고 축구팀을 맡았다. 2005년 창원시청 축구단 창단과 함께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이듬해 내셔널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고 2009년에는 리그 통합 우승을 이끌어냈다. 2014년 10월 17일에는 내셔널리그 통산 세 번째로 팀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그는 창원시청에서 123승 73무 105패의 성적을 남겼다.

 

고휘훈 기자 24k@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