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청년문제 어떻게 해결할까 (3) 오스트리아의 취업교육 정책

학생-기업 연계 시스템 ‘AMS’로 실업 해결
구직자에 적합한 고용서비스 제공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공동기획

  • 기사입력 : 2016-11-15 07:00:00
  •   
  • 메인이미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있는 바우 건축직업학교의 교내 실습실에서 작업복 차림의 10대 교육생들이 토목분야 관련 기술을 배우고 있다./공동기획취재단/


    ‘일자리가 복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고용절벽’이 현실화되고, 청년실업은 악화되고 있다. 하지만 안정적인 사회복지로 실업률이 낮은 유럽 국가 중에서도 오스트리아는 청년실업률이 최하위 수준이다.

    오스트리아는 우리나라와 달리 근로 유인을 위한 근로장려세제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굳이 유인을 안해도 스스로 노동시장으로 들어올 수밖에는 사회시스템과 취업프로그램이 잘 짜여 있다.

    각종 사회보험혜택에서의 배제와 실업보험의 수급권 박탈, 실업자라는 사회적 낙인 등이 실직자들을 노동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고, 아울러 공공고용서비스(AMS : Arbeits Markt Service)를 통해 높은 취업률을 자랑하고 있다.

    ◆기술교육 중시 풍토 = 오스트리아 청년 취업의 강점은 체계적인 기술 교육이다. 직업교육 시스템에서 법정 의무교육(9학년·우리나라 중학교 3학년)이 끝나면 진학이나 취업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는데, 기술 교육을 중요시하는 풍토에 진학보다 취업의 선호도가 높은 상황이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외곽에 위치한 ‘바우 건축직업학교(BAU Akademie Lehrbauhof Salzburg)’를 지난 9월 말 방문했을 때 토목반 마셸(18)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바우 건축직업학교는 건설 분야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이다.

    마셸은 진학이 아닌 직업 교육을 받는 이유에 대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12년 동안 일을 못하기 때문에 돈을 벌기 위해서도 직업교육을 받고 있다”면서 “기술을 배우면서 자격증을 취득한 뒤에 내 회사를 차리는 것이 꿈이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에는 이와 같은 건축직업학교가 9개 주 가운데 8개가 있다. 교육 분야는 타일작업, 벽돌쌓기, 땅다지기, 건설장비 운용 등의 분야에서 마이스터(장인)를 키운다. 각 분야별로 심화과정이 있으며, 수업비는 전부 정부에서 제공한다.

    바우 건축직업학교에는 마이스터를 목표에 둔 학생들이 입학하기도 하는데 입학생의 55%가 마이스터 과정을 거칠 정도로 높은 성공률을 자랑한다. 직업학교를 마치면 기업과 계약을 체결하게 되는데, 직종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통상 100~130만원 정도이며, 단계적으로 자격증을 취득할수록 급여는 높아진다. 대신 건강보험과 산재보험은 정부에서 지원함으로써 기업들의 더욱 많은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체계적인 직업교육시스템 = 오스트리아에는 건축 분야 외에도 미용과 제빵, 전기, 자동차수리, 관광 등 다양한 분야의 직업학교가 있으며, 이들 학교 역시 기업과 취업 연계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만약 실습과정에서 적성이 맞지 않거나 다른 일을 하고 싶다면 AMS에 상담 신청을 한 뒤 다른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다. AMS는 구직구인자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일자리 알선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수요자에 적합한 다양한 고용서비스를 원스톱(One-Stop)으로 제공한다.

    사회복지가 잘 돼있는 오스트리아이지만 AMS에서 소개해 준 일자리를 계속 거절하거나 직업훈련을 받지 않으면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직업훈련은 사실상 의무사항이다. 무엇보다 이 취업시스템의 밑바탕에는 대학으로 진학한 학생들과 직업교육을 선택한 학생들 사이에 직업적인 차별이 없다는 것이 자리하고 있다. 때문에 취업성과를 기준으로 한국의 ‘워크넷’ 취업률은 38%인 반면 오스트리아의 ‘AMS’는 취업인센티브 대상자 기준 90% 이상의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다.

    요한 필터바흐 교장은 “현장 기술은 직업교육생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선임기술자가 되면 대학을 졸업하고 기술자로 오는 친구보다 급여를 많이 받는다”며 “다양하면서도 숙련도를 높일 수 있는 취업교육은 노동시장의 충성도를 높이고, 높은 취업률은 생산성과 품질의 향상, 그리고 경제의 안정성으로 귀결된다”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 관련기사
  • 김정민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