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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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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과 떠나는 세계여행] 헝가리 부다페스트

불 꺼진 밤빛, 금빛 황홀경

  • 기사입력 : 2016-11-16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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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의 국가들은 야경이 아름다운 도시들이 많습니다.
     
    세느강을 아름답게 물들이는 에펠탑이 있는 파리, 드라마로 한국인들의 필수코스로 알려진 프라하 등 야경이 아름다운 곳이 많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 어디냐고 물어보신다면 저는 망설임 없이 헝가리의 수도인 부다페스트라고 단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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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나우 강에 비친 세체니 다리의 야경. 부다와 페스트를 잇는 가장 오래된 다리로 유명하다.
     
    부다페스트의 황금빛 야경을 보고 나면 다른 유럽의 야경들이 시시할 정도로 느껴질지 모릅니다.
     
    저는 재작년인 2014년에 기차로 이동해 프라하와 빈을 거쳐 부다페스트로 향했습니다.
     
    부다페스트에 도착하자마자 처음 들었던 느낌은 굉장히 오래된 도시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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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의사당 낮의 모습.
     
    대부분의 건물들은 석조 건물이었고, 검게 그을린 벽면은 세계대전으로 어둡고 고달팠던 동유럽 국가들의 역사가 담겨져 있는 느낌입니다.
     
    맥도날드나 스타벅스와 같은 자본주의의 상징적인 브랜드의 간판들이 소련 체제의 역사를 씻어내지 못한 건물들 위에 붙어있는 것을 보면서 역사의 아이러니를 보는 듯했습니다.

    부다페스트는 생각보다 큰 도시이기 때문에 도보로 이동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지하철이 운행되는 도시이기 때문에 노선을 잘 확인하시고 지하철로 이동하시면 편하게 다닐 수 있습니다. 도시 지도를 보시면 우리나라 한강처럼 도나우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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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도나우강을 기준으로 좌안과 우안이 나뉘는데 좌안을 페스트라 부르고 우안을 부다라고 부릅니다. 따라서 부다페스트는 도나우강으로 나뉜 두 지역이 합쳐진 도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부다 지역은 페스트 지역보다 언덕에 위치해 있고, 왕궁과 어부의 요새 등 역사적인 건축물이 많이 있습니다. 반면 페스트 지역은 낮은 곳에 자리한 상업지역으로, 공장과 집단주택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서로 상반된 두 지역을 잇는 다리 중에서 가장 유명한 다리로 세체니 다리가 있습니다. 아름다운 야경 때문에 유명한 것도 있지만 두 곳을 잇는 가장 오래된 다리이기 때문에 역사적인 가치가 큰 것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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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의사당 밤의 모습.

    부다페스트 시내를 돌아다니면 기념품점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바로 고추와 비슷한 파프리카입니다. 헝가리는 파프리카를 가루로 만들어서 음식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음식에 파프리카 가루를 넣기 때문에 다른 유럽의 음식들보다 매운 맛이 강한 특징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음식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음식으로 ‘굴라쉬 수프’가 있습니다. 이 굴라쉬 수프는 매콤한 맛 때문에 우리나라 육개장을 연상시키는 음식입니다. 유럽의 느끼한 음식들로 지쳐 있을 무렵 굴라쉬 수프를 발견한다면 입맛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또 다른 음식으로 푸아그라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물론 푸아그라는 프랑스 파리가 유명하지만 부다페스트에서는 저렴하고 헝가리만의 풍미를 간직한 푸아그라를 맛볼 수 있기 때문에 꼭 한번 드셔 보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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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역 외관 모습.

    식사를 마치면 소화도 시킬 겸 세체니 다리를 건너 보길 바랍니다. 특히 저녁에는 부다 왕국과 세체니 다리, 그리고 국회의사당 건물의 야경이 도나우강을 황금빛으로 물들게 하기 때문에 꼭 저녁에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사실 이 야경을 보기 위해서 부다페스트를 가는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저녁에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다페스트 야경의 핵심은 국회의사당 건물입니다. 페스트 지역에 있는 국회의사당은 도나우강과 완전히 붙어 있기 때문에 강 맞은편에 있는 부다 지역에 가셔야 도나우강에 반사된 아름다운 야경을 보실 수 있습니다. 도나우강에 반사된 황금빛 국회의사당을 보시면 황홀함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단언컨대 이보다 더 아름다운 야경은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강 위에서 야경을 보고 싶으시다면 보트 투어를 신청하시면 됩니다. 다만 삼각대를 이용해서 야경을 찍으신다면 배의 흔들림 때문에 촬영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이 야경을 보러 간다면 명심해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자정 전에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정이 지나가면 도시 전체적으로 전기 절약을 위해 건물 조명이 꺼지기 때문에, 헛걸음을 치지 않으시려면 꼭 자정 전에 가세요. 사실 제가 이 사실을 모르고 부다페스트를 방문해서 국회의사당을 카메라로 담으려던 순간에 조명이 꺼져 굉장히 허무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야경을 눈으로만 담고, 카메라 렌즈에 담아내지 못한 것이 아직도 한으로 남습니다. 여러분들은 꼭 시간적 여유를 두고 도나우강으로 향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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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역 내부 모습.

    야경을 보고 나면 부다페스트 여행을 다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부다페스트에서 절대 빼먹을 수 없는 곳으로 세체니 온천이 있습니다.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세체니 온천은 많은 여행객들의 사랑을 받는 곳입니다. 사실 헝가리는 1000개가 넘는 온천이 있고, 부다페스트 내에만 100개가 넘는 온천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인 세체니 온천은 1913년 네오바로크 양식으로 건축됐습니다. 내부는 남녀 구분이 없는 야외온천입니다. 물론 개인 수영복을 가지고 있거나 현장에서 구매를 해야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온천만 이용하면 2만원 정도로 온천욕을 즐기실 수 있고, 옵션으로 마사지 등을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따뜻한 온천에서 여행으로 지친 몸을 녹여보세요. 그리고 처음 보는 외국인들과 체스 게임을 즐겨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공원에서 어르신들이 장기를 두는 것처럼 세체니 온천에서는 체스를 두고 있는 분들을 볼 수 있습니다. 헝가리 사람들도 영어를 잘하기 때문에 소통에 자신이 있다면 체스 경기 신청을 해보세요. 그것도 하나의 여행 에피소드로 남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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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굴라쉬 수프.

    세체니 온천을 나오면 바로 앞에 큰 광장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헝가리 1000년 역사의 위대한 인물들을 기리기 위해 만든 영웅광장입니다. 영웅광장에는 14명의 청동 입상이 세워져 있는데 각자가 헝가리 역사의 큰 역할을 차지하는 인물들을 상징합니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이곳을 방문하기를 권합니다.

    유럽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파리, 프라하, 부다페스트를 간다면 반드시 부다페스트를 이 도시 중에서 마지막에 가라. 부다페스트의 야경을 보고난 후에 파리와 프라하를 간다면 시시하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개인차가 있고, 다를 수는 있습니다. 다만 그 정도로 인상 깊은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여러분들도 부다페스트의 황홀한 야경에 빠지실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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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된 석조건물.

    여행 TIP

    1.부다페스트 야경은 자정 전에 가야 한다.(자정 이후 대부분 조명이 꺼짐.)

    2.세체니 온천을 가려면 수영복을 챙겨라.

    3.얼큰한 음식이 먹고 싶다면 ‘굴라쉬 수프’를 먹어보라.

    4.간혹 환전을 하거나 계산 후 잔돈을 받을 때 사기를 당할 수도 있으니 꼭 금액을 확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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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영

    △1990년 창녕 출생

    △울산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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