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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학생선수, 운동하는 일반학생- 이강헌(창원대 체육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6-11-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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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부 않는 학생선수와 운동 않는 일반학생의 문제가 교육현장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관심사로 부각된 것은 오래전의 일이다. 정규수업을 외면하고 오로지 운동에만 매달리는 학생선수들의 기초학력을 높이기 위해 학과수업에 참여시키려는 노력과, 공부에만 전념하는 일반학생들의 건강과 기초체력을 높이고 전인적 성장을 위해 체육활동에 참여시키려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운동하는 일반학생’의 수는 아직 미흡하기는 해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그동안 추진했던 정책의 효과가 잘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는 체육활동이 체력증진뿐만 아니라 학업향상에도 효과가 있고 협동심, 배려심 함양 등 인성교육에도 중요하며 학업 스트레스, 우울증, 학교폭력, 따돌림 등을 완화하고 해결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학교체육에 소홀했던 과거의 인식이 바뀌게 된 것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초중고의 체육수업 확대, 방과 후 스포츠 프로그램과 스포츠클럽 등의 활동을 통해서 앞으로 일반학생들의 체육활동 참여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특히 학교체육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학교스포츠클럽은 일반학생의 스포츠 접근성을 높이고 평생체육 입문의 기틀을 마련해줌으로써 향후 엘리트선수 발굴의 통로 역할도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공부하는 학생선수’를 위한 노력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운동과 공부를 병행시키려는 정부정책과는 달리 현실과 괴리감이 존재한다. 사실 운동선수는 전통적으로 운동에 모든 것을 바치도록 강요받는다. 이들은 어려서부터 철저하게 해당 종목에서 승리를 위한 최적화된 선수로 훈련된다. 이들에게 운동은 장래를 건 전투이고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 외에 장래를 보장해 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시합에서 승리해야만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 있고 직장에도 취직할 수 있다. 선수는 시합에 자신의 인생을 걸고 있는 것이다.

    학생선수들도 대부분 어린 시절부터 메달을 따는 꿈을 꾸고 최고로 유명한 선수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거의 모든 것을 희생한다. 공부보다는 운동이 우선이고, 시간 있으면 그 시간에 공부보다는 운동하거나 쉬는 편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학부모도 가세하고 동조한다. 성과와 메달, 승리와 진학, 학부모의 등쌀에 코치도 좋든 싫든 맞장구를 치게 된다.

    이러한 인식이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는 상황에서 당국이 아무리 좋은 정책을 시행해도 학생선수의 정규수업 참여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여전히 학기 중에 열리는 경기대회와 이를 위한 강도 높은 훈련을 하다 보면 공부의 연속성을 갖기가 쉽지 않다. 더 큰 문제는 학생들이 수업에 참가해도 기초학력이 부족해 수업을 따라갈 수 없다는 데 있다. 이러한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초등학교의 경우 학교 운동부 제도를 폐지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선수활동을 원하는 경우 지역사회의 스포츠클럽을 이용하고, 모든 아동이 체육수업은 물론 다양한 과외체육활동에 참여함으로써 학생선수의 수업결손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우리 청소년들이 생활 속에서 체육활동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데 주력해야 한다. 학교에서의 체육활동은 결코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고 경쟁에서 승리만을 목표로 하는 ‘운동기계’를 양산하는 일이 계속돼서는 안 된다. 무의미한 반복적 훈련이 아니라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자발적이고 의미 있는 도전이어야 한다. 승리만을 위한 투쟁적 활동이 아니라 최선의 지혜와 기술을 발휘하도록 서로 도와주는 활기찬 활동이어야 한다. 모든 학생이 운동을 즐길 수 있는 가운데 세계적인 선수가 육성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이강헌 (창원대 체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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