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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9) 낙엽귀근(落葉歸根)- 떨어진 잎은 뿌리로 돌아간다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 기사입력 : 2016-11-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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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가 산야를 물들이는 단풍(丹楓)일 것이다. 절정기의 울긋불긋한 단풍경치를 보고 있노라면, 꼭 시인이 아니라도 시를 짓고 싶은 흥취가 저절로 일어난다.

    우리나라에는 단풍 경치로 유명한 곳이 많이 있지만 금강산(金剛山)은 단풍으로 워낙 유명해 가을에는 산 이름을 아예 ‘풍악(楓嶽 : 단풍 든 산)’이라고 부를 정도다.

    가야산(伽倻山) 해인사(海印寺)에 들어가는 홍류동(紅流洞) 계곡도 단풍으로 유명한데, 봄에는 양쪽 산 언덕에 핀 진달래 철쭉꽃이 흐르는 계곡 물에 비치어 물이 붉고, 가을에는 양쪽 산 언덕의 단풍이 비쳐 물이 붉기 때문에 홍류동이라고 계곡 이름을 붙였다.

    단풍은 사람에게는 좋은 구경거리가 되지만, 나무에게는 하나의 부패현상이라고 한다. 겨울에 대비하기 위해서 나무도 몸집을 줄이고 자기 관리를 하는 과정에서 더 이상 동화작용을 하지 않는 잎을 다 떨구어 버리는 것이다. 뿌리에서 흡수한 수분을 줄기가 더 이상 잎에 공급하지 않기 위해서 잎과 가지 사이에 있는 잎자루를 차단해 버리는 것이다.

    그러면 잎은 마르기 시작하는데, 잎 속에 있던 푸른 색의 엽록소가 안토시아닌이라는 색소로 변해 붉은 색이나 노란색의 단풍이 나타나는 것이다. 붉은색과 노란색이 겹치면 주황색이 되는 것이다. 단풍은 붉은색과 노란색이 주조를 이루고, 잎이 안 지는 침엽수 등의 푸른색이 조화를 이루어 만들어 내는 것이다.

    흔히 단풍잎을 ‘홍엽(紅葉 : 붉은 잎)’, ‘상엽(霜葉 : 서리 맞은 잎)’ 등으로 부르는데, 사실 단풍잎이 서리를 맞으면 빨리 시들어 떨어지기 때문에 단풍잎을 ‘상엽’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리 적절하지 않다.

    우리 말로는 단풍나무를 ‘신나무’, 단풍잎을 ‘신나무 잎’이라고 한다.

    단풍이 한창이다가 11월 중순쯤 잎이 우수수 떨어지면 사람의 마음도 따라서 스산해진다.

    나무는 봄에 싹이 트고, 여름에 무성하게 자라고, 가을에 열매 맺고, 겨울에 갈무리한다. 사람의 일생도 나서, 자라고, 성숙하고, 일생을 마무리하는 것이 나무와 다를 바 없다. 세상 일의 이치도 다 마찬가지다. 잎이 지면 다시 뿌리로 돌아가 뿌리에 거름으로 쓰이게 된다. 그러니 결국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다시 새 생명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사람이 늙어 이 세상을 떠나도 자식이 있으면 영원히 죽는 것은 아니다. 자기의 분신이 그대로 지상에 남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은 결혼하지 않으려는 젊은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결혼해도 자식을 갖지 않겠다는 젊은이들도 있다. 그러면 자신의 생명은 완전히 단절되는 것이다. 국가의 인구 증가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도 자신의 자손을 후세에 남겨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落 : 떨어질 락. *葉 : 잎 엽.

    *歸 : 돌아갈 귀. *根 : 뿌리 근.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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