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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국제이주민의 경제적 편익- 하문식(창원대 글로벌 비즈니스학부 교수)

  • 기사입력 : 2016-11-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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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이주민 문제가 정치적 논쟁거리이지만 경제적 실익은 크다. 장기간의 자료를 분석해보면 고숙련 이주민과 저숙련 이주민은 모두 1인당 소득과 생활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고숙련 이주민은 다양한 재능과 전문성을 가지고 왔고, 저숙련 이주민은 자국인으로서는 공급이 부족한 필수적 일자리를 메워 주고 자국인은 더 높은 숙련이 필요한 일자리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해준다. 더구나 이주민으로 창출되는 이익은 전 국민에게 고르게 분배된다. 그러므로 이 새로운 이주민에게 직장 정착을 지원하는 비용부담은 감당할 가치가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이주민을 둘러싼 부정적 기류가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주민 문제는 전혀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 최근 국제난민의 급증이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지만 선진국은 이미 대규모의 이주민 증가를 경험했다. 수많은 선진국 노동인력의 15~20%는 이주민이 차지하고 있고 호주와 뉴질랜드는 30%를 점하고 있다. 1990~2015년 기간 동안 선진국 근로연령 인구증가의 절반은 이주노동자이다. 선진국은 대부분 미래 노동력 확보에 필수적인 요소가 이주노동력이다. 선진지역은 이주민의 유입이 없으면 향후 10년 동안 근로연령대 인구가 감소할 것이다.

    숙련도가 낮은 이주민의 누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성인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일정하고 늘어나지는 않고 있으며, 숙련도가 높은 이주민의 비중은 증가하고 있다.

    유럽대륙에 비해 앵글로색슨 국가에서 고숙련 이주민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고숙련 이주민의 증가는 1인당 국민소득을 증가시키는 경로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점이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며 더욱 중요한 것이 있다.

    이주민은 선물이다. 이주민이 1인당 국민소득을 증가시키는 경로는 노동생산성의 개선이다. 성년인구에서 차지하는 이주민의 비중이 1%가 높아지면 장기적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2%가 증가하는 것으로 계산되고 있는데, 이는 인구 대비 노동인력 비율이 높아져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노동생산성이 높아져 발생하고 있다.

    고숙련 이주민이나 저숙련 이주민 모두 생산성을 증가시킨다. 이주민이 가져다주는 이익은 높은 기술 소유자나 특수한 지식 소유자만이 제공하는 것은 아니며 저숙련 이주민도 기존 인구의 숙련도를 보완함으로써 노동생산성 전반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

    기존 인구집단에서 공급이 부족한 필수적 일자리를 채워줌으로써 저숙련 이주민이 국가경제를 더욱 효율적으로 기능하도록 해준다. 저숙련 이주민이 단순 반복적 업무를 담당해줌으로써 기존인구집단은 복잡하고 난도와 급여 수준이 높은 일자리로 이동할 수 있다. 급여 수준이 높은 일자리는 언어능력과 의사소통 기술이 중요하며 이는 기존인구가 상대적 비교우위를 갖는 분야이다.

    이주민이 가정부나 자녀보육업무를 맡아주면 고학력 여성들이 직장으로 돌아가거나 더 긴 시간을 일할 수 있게 되고, 저숙련 이주민이 늘어날수록 고숙련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늘어난다.

    이주민 증가에서 발생하는 이익은 하위 90%의 소득이나 상위 10%의 소득 모두를 균등하게 증가시킨다. 물론 고숙련 이주민이 발생시키는 이익은 상위 10%에게 더 큰 이익이 돌아가는 것은 사실이다. 이주민의 존재가 하위 90%의 불평등을 심화시키지는 않는다.

    이주민의 존재는 1인당 국민소득 증대와 생활수준을 개선한다. 이러한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이주 초기에 이들이 노동시장에 잘 안착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가능하다. 적극적 지원정책에는 언어 훈련, 직장 찾기 지원, 이주민의 교육수준과 직장경력에 대한 철저한 파악과 더불어 이들이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사업가의 길로 가는 데 아무런 장벽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초기에는 정부 예산에 부담이지만 이주민이 잘 안착하면 세금을 납부해 정부재정에 기여하게 된다.

    하문식(창원대 글로벌 비즈니스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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