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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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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말 소쿠리 (24) 보골, 디디하다, 축구, 소로시

  • 기사입력 : 2016-11-24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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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 : 얼매 전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검찰 조사 받을 때 사진 봤나. 조사 받는 사람은 폴찜 찌고(팔짱 끼고) 있고, 조사하는 사람은 공손히 손 모다고(모으고) 듣고 있고. 사진 보고 국민들 억수로 보골났을 끼다.

    △서울 : 그걸 ‘황제소환’이라고 하더라고. 그러게 내가 저번에 물어봤잖아. 검찰 믿어도 되냐고. 이래도 검찰을 믿고 싶니? 그런데 ‘보골났다’는 건 무슨 뜻이야?

    ▲경남 : ‘보골’은 ‘화’나 ‘성’, ‘부아’와 비슷한 경남말이다. ‘보골난다, 보골낸다, 보골 미인다(먹인다), 보골 채운다’로 말해쌓았다 아이가. ‘보굴’이라꼬도 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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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 그렇구나. 최근 연수 갔다가 ‘망하는 기업’ 얘기를 들었어. 고객이 떠나고 있는 줄 모르는 기업, 고객이 떠나는 이유를 모르는 기업, 떠나는 고객에게 인사하지 않는 기업이 망하는 기업이래. 기업이나 나라나 리더가 중요한 거 같아.

    ▲경남 : 이런 회사의 경영진은 보나마나 디디하이 축구 겉을(같을) 끼다. 고객이 떠나는 줄도, 왜 떠나는지도, 알고 싶은 생각이 없을 끼구마는. 이런 축구 겉은 경영진을 믿고 일하는 직원들 불쌍해서 우짜노. 일터가 없어지뿌모(없어져 버리면) 피해는 소로시 직원들이 떠안을 낀데.

    △서울 : ‘디디하이’와 ‘축구’가 무슨 뜻이야? 그리고 ‘소로시’는 뭐야?

    ▲경남 : ‘디디하다’ 카는 거는 ‘바보스럽다’는 기고, ‘축구’는 ‘바보’를 말하는 기다. ‘소로시’는 ‘고스란히’의 경남말인데 꼴따시(곱다시)라 카기도 한다. 기업이 망하는 거는 우짤 수 없지만 나라는 절대 망하면 안 된다 아이가.

    지도자가 잘못을 했다카모 뭐를 우째 잘못했는지 낱낱이 밝히야제. 국민들은 그동안 대한민국과 청와대에서 일어난 모든 일들을 알고 싶은 기라. 수사 과정에 권력이나 정치적 타협, 당리당략, 대권 욕심 등이 절대 개입 안 되게 주권을 가진 국민들이 막아야 안 되겄나. 자, 촛불집회 함께 가자!
     
    허철호 기자

    도움말= 김정대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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