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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더 라스트 찬스~~~- 최덕영(중소기업진흥공단 경남본부장)

  • 기사입력 : 2016-11-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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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주말을 창원에서 보내게 되어 늦은 아점을 대충 때우고 간단히 배낭을 메고 대암산을 찾았다. 원래 체력이 부실해 빨리 오르지도 못하지만 오늘은 늦가을 경치도 즐기면서 머리도 비우는 여유를 부려볼 양으로 의자가 나타나면 앉아서 물 한 모금 마시고 하다 보니 1시에 시작한 등산이 5시가 다 돼 끝났다.

    전국이 시끄럽다. 거기에 더해 수출주도형 경제 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 기업들은 미국의 ‘트럼프노믹스’로 또 하나의 근심거리가 추가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만나는 기업인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되냐는 물음에 중소기업 지원기관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 난감할 뿐이다.

    등산 후 샤워하고 잠깐 잔다는 것이 깨어 보니 시간이 제법 됐다. 무료함에 TV를 켜니 ‘K팝스타 시즌 6 더 라스트 찬스’라는 프로가 시작되고 있었다. 이번에는 기존에 데뷔했던 가수나 소속사가 있는 연습생에게도 참가할 수 있도록 기회를 한 번 더 준다는 의미란다.

    이 프로가 내게 신선함을 준 것은 심사위원들의 관점이었다. 현재 유튜브에서 몇 백만 조회수를 갖고 있다는 한 명의 실력자에게는 나만의 것이 안 보인다는 혹평을 하기도 하고, 몇 해 전 테스트에서 톱8까지 올라가서 가수로 활동하다가 팀이 해체돼 다시 지원했다는 지원자에게는 몸상태를 보니 그 후 활동기간 동안에 최선을 다하지 않고 지낸 것 같다는 혹평과 함께 불합격 판정을 내린다.

    그렇지만 심사위원 세 명 중 두 명의 불합격 판정으로 최종 불합격되는 사람 중 한 명(Y)이 와일드 카드로 구제된다. 그 이유는 전에 심사위원 본인이 많이 탐났지만 다른 기획사로 가서 아쉬웠는데, “‘Y팀에 가고 싶었지만 나를 안 뽑아 준 것에 대해 꼭 성공해서 복수하겠노라’는 글을 보았다. 왜 진작 한 번 찾아오거나 노력해 보지 않고 원망만 했느냐” 하면서 2라운드에 진출할 기회를 준다. ‘간절함은 통한다’는 얘기이리라. 여기에 또 하나, 탈락자에게 ‘라스트 찬스’라고는 했지만 이번이 정말 마지막은 아니다. 항상 ‘마지막이다’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라는 뜻도 있다며 다시 한 번 힘내라고 격려해 준다.

    이 프로를 보다 보니 낮에 등산하는 동안 어딘가 먹먹했던 것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그래 희망이다. 내일에 대한 희망…. 아무리 어렵더라도 다시 한 번 일어나서 또 다른 마지막일지 모르는 라스트 찬스에 도전하는 것. 이 희망을 얘기하고 함께 힘내자는 얘기가 듣고 싶었던 게다.

    필자가 근무하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은 기업의 성장사다리별로 맞춤 지원을 하는 종합지원기관이다. 그중에 특히 실업난에 대한 대책의 하나로 청년창업사관학교, 청년전용창업자금 등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중이다. 젊음이 갖고 있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신선한 생각들을 끄집어내어 우리 경제의 활력소를 만들어 보자라는 취지다. 아울러 한 번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정직한 실패에 대한 재도전의 기회를 주는 재창업지원도 하고 있다.

    “나만의 것이 있나요? 그것을 꼭 성공시켜야겠다는 간절함은? 그 성공을 찾아 최선을 다하고 있나요?” 여기에 “예스”라고 답할 수 있는, 도전정신과 패기로 뭉쳐진 우리의 젊은이들이 제2, 제3의 스티브잡스로 나타나길 기원해 본다.

    최덕영 (중소기업진흥공단 경남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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