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21일 (목)
전체메뉴

(660) 발란반정(撥亂反正) - 어지러운 것을 다스려 바른 데로 돌아간다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 기사입력 : 2016-11-29 07:00:00
  •   
  • 메인이미지




    조선시대 중종반정(中宗反正)과 인조반정(仁祖反正) 두 차례의 반정(反正)이 있었다. 반정이란 ‘발란반정(撥亂反正)’의 줄임말이다. ‘어지러운 세상을 다스려서 바른 데로 돌이킨다’는 뜻인데, ‘춘추공양전(春秋公羊傳)’에서 공자(孔子)가 지은 ‘춘추’라는 책을 칭찬해 이렇게 말한 것이다. 공자가 ‘춘추’를 지은 이유는 어지러운 세상을 정리해서 바른 세상을 만드려는 데 있었다는 것이다.

    연산군(燕山君)이 나라를 어지럽히자 뜻있는 신하들이 몰아내고 그 아우인 중종을 임금으로 영입했고, 광해군(光海君)이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자 그 조카인 인조를 임금으로 앉혔다.

    그러나 반정에는 국가를 위한 순수한 마음에서 행한 경우도 있지만, 정권욕에 사로잡혀 행한 경우도 없지 않다.

    1980년대 초반 삼김(三金)씨 등이 대통령이 다 된 양 설치고 다니면서 국민들을 선동했다. 학생, 시민들의 시위가 없는 날이 없었다. 최규하 대통령은 임시대통령으로 아무런 힘이 없었고 막후에서는 전두환 보안사령관 등 정치군인들이 실권을 잡고 있었다.

    그때 신현확 총리가 여러 차례 삼김씨들에게 자제를 호소했고 국민에게도 “이런 식으로 혼란을 가중시키면 민주주의에 가장 역행하는 사람에게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라고 넌지시 이야기했다.

    세상이 너무 혼란하니까, 일반 백성들도 시위에 염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때 전두환씨 등 정치군인들이 계엄령을 선포하고 국가보위위원회를 만들어 국정을 독점했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근 10년 퇴보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두 차례의 사과발표에서 “국민 여러분의 뜻을 겸허하게 수용하겠습니다”, “특검 등 검찰 조사에 응하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지금 검찰의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 지금 검찰의 조사를 받거나 하야를 하면 자신의 힘이 더 약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자신으로 봐서는 그래도 대통령 자리에서 버티는 게 제일 나은 계산인 것이다.

    그러는 사이 나라는 표류한다. 경제는 물론이고 국방, 외교, 교육, 문화 등등 하나도 정상적으로 되는 것이 없다.

    ‘물러나라’는 국민들의 요구가 빗발친다. 150만이라는 역사상 최대의 인파가 청와대 주변에 모였다. 국무총리, 국회의장 등을 지낸 원로들도 모여 “하야선언하고 깨끗이 물러나라”고 권고했다.

    시위를 하면서도 질서 있는 것은, 시위 수준이 한 단계 오른 것 같다. 그러나 아무리 당이 다를지라도 공직자인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이 자기 직무와 상관없이 시위대에 참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박근혜 대통령이 잘못한다고 나도 잘못해도 된다는 것은 안 된다. 어지러운 상황을 바른 데로 돌리려고 노력해야지, 대권으로 가는 지름길로 이용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撥 : 다스릴 발. *亂 : 어지러울 란. *反 : 돌이킬 반. *正 : 바를 정.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