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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소비가 살아야 경제가 돈다- 전강준(부국장대우 경제부장)

  • 기사입력 : 2016-11-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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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중에 풀린 돈이 돌지 않고 있다.

    서민들의 장사는 신통치 않고 손님들이 행여나 자신의 집을 찾지 않을까 긴 목만 빼고 있다.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때문에 위축되는 경향은 있었지만 소시민들의 영업까지 소비가 줄어드는 영향은 아니었다. 하지만 경기부진과 불확실성 증대 등 최근 우리나라 현실의 여러 요인이 가계나 기업의 소비와 투자를 묶어놨다.

    당연 풀린 돈마저 돌지 않았고, 가면 갈수록 소비가 위축됐다. 여기에 최순실 사건 등 국정농단에 따른 경제의 불확실성이 투자 등 돈 흐름을 끊어 놓는 데 일조했다.

    한국은행은 돈의 흐름을 파악한 자료를 발표하면서 소비가 줄어든 요인을 알 수 있게 했다.

    최근 국내경기의 극심한 부진 속에서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가 잔뜩 위축된 데다 국내외 불안요인으로 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밝힌 예금은행의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지난 9월 19.6회로, 20회 밑으로 떨어진 것이 11년 7개월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예금을 인출해 사용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는 경기 부진과 불확실성 증대, 노후자금 부담 등의 요인 때문에 가계나 기업이 소비와 투자에 나서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개인과 기업이 자금을 풀지 않으면 생산, 투자, 소비가 늘지 않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더구나 국내 정치 혼란 여파로 정부의 정책보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경기 부진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우리나라 수출업체 10곳 중 4곳은 내년 수출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중앙회가 ‘현재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조사’에서 중소기업 대다수가 현 경제가 ‘위기’라고 밝혔다. 위기 원인으로는 소비심리 위축, 매출 급감 등 내수침체, 정부의 정책신뢰 상실 등이었다.

    따라서 실제 식당가를 찾으면 예전처럼 혼잡하지가 않고, 주인들의 눈망울도 어딘가 어두운 구석이 보인다. 또 업종을 전환하거나 주인이 한두 달 사이로 바뀌는 경우도 허다했다. 소비가 되지 않아 돈이 돌지 않는데 빚내 장사하는 사람들은 버티기가 어려운 현실이다. IMF 외환위기를 맞았던 지난 1997년 상황으로 돌아간 듯 모든 것이 원활하지가 않다.

    여기에다 고병원성 AI(조류인플루엔자)가 서해안과 중부내륙 지방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3만6000곳에 이르는 전국 치킨 자영업자와 농가마저 힘들게 하고 있다. 아직 경남지역에는 AI가 전염되지 않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지만 철새의 이동에 따라 전염되는 것을 막을 방도는 특별하지 않다.

    농가는 AI로 시름할 때, 국정은 최순실 농단으로 나라가 소용돌이 속에 갇혀 있는 모습이 영락없이 침몰하는 배의 모습과 흡사하다. 한마디로 총체적 위기에 놓인 모양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년에 공공기관이 2만명의 신입 사원을 뽑는다는 계획이다. 이는 올해 계획(1만8518명) 대비 1만9862명으로 1300여명 많은 수준으로, 청년실업 해소에 그나마 위안이다. 이들이 채용돼 첫 월급을 받을 때쯤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 소비가 제자리를 찾았으면 한다. 세상이 제대로 돌아야 소비도 일어나고 동네 가게 아저씨의 웃음도 나오지 않겠는가 싶다.

    전 강 준

    부국장대우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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