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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과 떠나는 세계여행] 일본 북규슈

고요함, 앞만 보고 달린 나를 돌아보게 하다

  • 기사입력 : 2016-11-30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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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만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특권, 직장을 다니는 청춘이 가장 돌아가고 싶은 과거는 아마도 방학이 아닐까 합니다. 사회 초년생이라는 이름표 뒤에 숨겨진 책임감의 무게를 알아가는 청춘에게 방학은 학창시절과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올지도 모릅니다. 이에 저는 며칠간의 방학을 스스로에게 선물했습니다.

    반복되는 일상을 벗어나 북규슈로 떠났습니다.

    북규슈의 일본명은 호쿠부큐슈(北部九州). 규슈지방 북쪽의 후쿠오카현과 나가사키현, 사가현, 구마모토현, 오히타현을 총칭하는 지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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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라바엔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스카이로드 엘리베이터에서 내려다본 나가사키 마을 전경. 우리나라 산복도로를 중심으로 형성된 마을의 모습과 닮아 있다.

    우리나라보다 위도상으로 조금 아래이지만 기온은 크게 차이 나지 않으며 일본 열도 남서쪽에 위치해 방사능의 영향도 적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통의 일본 여행이 그렇듯 북규슈지방은 해외 방문이 처음인 사람에게도 어렵지 않은 여행지입니다. 공항이나 항구 여객터미널에서의 입국 수속은 물론 주요 교통시설에도 한국어 설명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주요 관광지와 맛집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종종 만날 수 있습니다. 다만 호텔 등 숙박시설에서 한국어나 영어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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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우스텐보스로 가는 기차.

    사실 처음 북규슈를 방문하기로 결심한 이유에 가까운 거리와 저렴한 항공료도 한몫했습니다. 한 시간 남짓한 비행시간은 시차가 없는 일본과의 거리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저가항공사(LCC)의 등장으로 평일 기준 국내선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항공권을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저도 저가항공사의 후쿠오카행 항공권을 구매했습니다.

    후쿠오카국제공항에 내린 제가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하카타역입니다. 나가사키와 유후인, 사세보 등 철도를 이용해 인근 지방으로 이동하는 가장 큰 관문이자 대형 백화점과 쇼핑센터가 즐비한 번화가이기도 합니다.

    후쿠오카를 기점으로 북규슈를 여행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곳에서 일정에 맞는 열차표를 예매하기 때문에 여행객에게는 필수 코스입니다. 일본은 열차운임이 비싸기 때문에 여행 중 열차를 이용할 일이 있다면 여행객용 레일패스를 구매해 예매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저 역시 레일패스를 이용해 하카타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예매했습니다. 이곳 역시 한국어 유인물이 비치돼 있어 어려움 없이 열차를 예매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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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에서의 첫째 날 밤은 번화가 투어로 후쿠오카의 일상을 엿봤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글로벌 브랜드로 채워진 거리는 익숙한 모습입니다.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옷차림이 이곳이 일본임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첫 번째 식사는 함바그가 유명한 후쿠오카에 온 만큼 맛집을 수소문해 현지의 맛을 느꼈습니다. 부산 여행에 어묵이 있다면 후쿠오카 여행에는 함바그가 있다는 표현으로 함바그의 맛을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일본에서의 둘째 날, 어제 예매한 열차를 타고 후쿠오카에서 나가사키로 이동했습니다. 하카타역에서 1시간 3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나가사키는 우리에게 히로시마와 함께 원자폭탄이 떨어진 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나가사키는 원자폭탄이 투하된 장소에 헤이와코엔이라는 평화공원을 조성하고 동상을 세워 평화를 기원하며 과거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나가사키에서 제가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차이나타운입니다. 일본의 차이나타운이라 생소할 수도 있지만 인천의 차이나타운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느껴지는 곳입니다. 무엇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나가사키 짬뽕의 원조를 맛볼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저도 나가사키 짬뽕으로 유명한 중식당에서 짬뽕을 먹었습니다. 생각보다 짠맛에 당황스러울 수도 있지만 진한 고기육수의 맛과 향은 한 번쯤 먹어보기에 충분할 만큼 매력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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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우스텐보스 중앙 시계탑에서 본 전경.


    오페라 나비부인의 배경무대로 알려진 구라바엔(Glover garden)도 나가사키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서양식 건물을 이전해 만들어진 공원은 나가사키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위치해 정원의 고요함과 바다의 푸름을 한 번에 느낄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팁으로 구라바엔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스카이로드 엘리베이터와 일대를 돌아보시길 추천합니다. 조용한 일본 항구 마을에 자연스레 녹아들기 충분한 장소입니다.

    나가사키에서 단 한 곳만 가야 한다면 주저 없이 이나사야마 전망대를 추천합니다. 홍콩, 모나코와 더불어 세계 3대 야경으로도 손꼽히는 이곳은 도시의 불빛이 만드는 풍경으로 눈이 부신 전망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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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우스텐보스의 메인 호텔과 풍차.


    부산의 황령산 봉수대와 얼핏 비슷하지만 한곳으로 집중된 도시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바다가 분위기를 압도합니다. 일몰 시간에 맞춰 방문하면 나가사키 앞바다의 일몰은 물론 하늘 빛에 따라 변하는 도시의 야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나가사키역에서 버스로 20여 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케이블카나 셔틀버스로 전망대가 위치한 이나사야마 공원까지 이동할 수 있습니다. 전망대는 별도의 입장료가 없습니다.

    나가사키에서의 하루가 지난 다음 날, 북규슈 속 작은 네덜란드로 불리는 하우스텐보스로 이동했습니다. 후쿠오카에서 열차로 1시간 20분 거리에 위치한 하우스텐보스는 네덜란드의 국토 조성 방식을 기준으로 17세기 네덜란드 마을을 재현한 테마파크입니다. 40여만 그루의 나무가 둘러싼 마을과 마을을 관통하는 운하, 중세 유럽을 연상시키는 거리는 이곳이 일본임을 잊게 만들기에 충분합니다.

    하우스텐보스는 앞선 설명에서도 알 수 있듯 역동적인 관광지는 아닙니다. 일상을 벗어나 자연을 느끼며 여유를 찾기에 적합한 곳입니다. 그래서 여러 관광코스의 하나로 거쳐가기보다 하루 정도 시간을 비워 방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카메라로 아무렇게나 찍어도 그림이 되는 나무가 우거진 공간에서 심신을 재충전하기에 충분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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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가사키 차이나타운 중식당 짬뽕.

    스스로에게 방학을 선물한 저도 하우스텐보스에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비가 내리는 운하 선착장에 앉아 오랜만에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하며 감정의 여유를 충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일상을 벗어나 여유가 필요한 여행을 떠나시는 분이라면 하우스텐보스 방문을 추천합니다.

    북규슈에서의 짧은 여행 끝에 다시 긴 일상으로 돌아와 사회 초년생의 치열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출국 전 허둥지둥 구매한 머그컵은 지난 방학을 기억하는 일기장처럼 책상 한편에 남아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여행이나 방학, 휴가처럼 잠깐의 여유를 가지길 권해 봅니다. 얼마 남지 않은 한 해를 돌아보며 올해도 수고한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라면 더욱 의미있는 시간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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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나사야마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야경.


    △레일패스로 일본에서 열차 이용하려면

    레일패스는 일본을 여행하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발급하는 철도이용권으로 지정된 지역의 신칸센과 특급열차의 지정석, 보통열차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북규슈지역 역시 레일패스를 이용할 수 있는 지역입니다. 규슈의 경우 전체 지역을 이동할 수 있는 패스와 북규슈지역만 이동할 수 있는 패스로 나누어져 있으며 각각 3일 이용권과 5일 이용권이 있습니다. 북규슈레일패스의 경우 3일권이 7200엔, 5일권이 9260엔이며 국내에서 교환권을 미리 구입해 현지에서 교환하면 더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보통 하카타역에서 나가사키까지 편도요금이 5000엔 내외로 기차를 한 번이라도 이용할 계획이 있다면 북규슈레일패스가 더 저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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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세기

    △1989년생

    △SK네트웍스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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