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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누비자와 기간제 근로자

  • 기사입력 : 2016-12-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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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는 명실상부한 자전거 도시이다. 공영자전거 누비자 시스템은 타 지자체를 넘어 국외로도 전파되고 있는 상황이다. 누비자 시스템 중 단연 중요한 역할은 배송업무이다. 시민들이 불편없이 누비자를 이용하려면 창원시 전역 265개의 터미널마다 비어있는 곳과 채워져 있는 곳의 누비자 대수를 조절해주기 위한 배송업무는 필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누비자 배송업무 담당 근로자 19명이 지난달 말로 계약이 만료돼 일자리를 잃었다. 기간제 근로자들이다. 이들은 앞서 기자회견까지 열며 무기직 전환을 촉구했다. 하지만 누비자를 운영하는 창원경륜공단은 결국 계약 연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쟁점은 근속기간 인정 여부이다. 경륜공단은 근로자들의 퇴직금 정산을 거쳤기 때문에 경력이 단절됐다고 한다. 반면 근로자들은 퇴직금 정산이 이전 근무기간을 근속기간에 포함시키지 않기 위한 꼼수라며 악의적인 비정규직 연장 수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누비자는 학생들의 방학 등 계절적 요인에 따라 이용률이 시기적으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때문에 근로자들의 정원을 상시 유지하는 것이 불가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19명이나 되는 인력을 당장 내치는 것이 온당한 것인지는 생각해봐야 한다. 다시 말해 최소의 인원 수준인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창원경륜공단은 인력 감축 대신 5t 대형트럭을 도입키로 했다. 누비자 배송에 쓰이는 기존의 소형 트럭을 보완해 큰 트럭으로 배송업무를 거점화한다는 것이다. 배송 효율성을 높여 인력 감소에 대응할 수 있는 측면은 있다. 하지만 문제는 대형트럭을 도입한다 해도 1인 1차 배송 시스템을 해소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1인 1차라 함은 누비자 여러대를 트럭에 실어 이동하면서 1명이 운전과 배송을 맡는 것이다. 때문에 배송 과정에서 안전 사고 문제가 끊임없이 노출돼왔다. 결국 2인 1차 배송을 위해서는 인력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배송 효율성에만 치중한 나머지 근로자들의 안전을 저버린 행위는 아닌가. 시민에게 교통서비스를 제공하는 근로자들에 대한 배려, 행정의 따뜻한 온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인가. 지난달 30일 열린 창원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의 창원경륜공단 업무보고 자리에서 김석규 의원이 남긴 한마디가 의미심장하게 남는다. “누비자는 수익을 남기기 위해서 하는 정책이 아닙니다.”

    김용훈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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