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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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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983) 제17화 부자들의 땅 63

‘귀여운 놈’

  • 기사입력 : 2016-12-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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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이 밝자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이준석은 새벽이 되자 다시 그녀에게 올라와 격렬한 사랑을 나누었다. 이준석이 젊기 때문에 서경숙은 흡족했다. 이준석을 모텔방에 놔두고 나오면서 용돈 봉투도 침대 머리맡에 놓았다.

    ‘귀여운 놈.’

    서경숙은 젊은 사내를 거느리고 있다는 사실이 즐거웠다. 집으로 돌아오자 토스트를 만들어 먹고 커피를 끓여 마셨다. 샤워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자 최명수가 도착했다. 그녀는 오전에는 사무실에서 갤러리로 사용할 만한 건물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강이 있는 쪽에 마땅한 건물이 없었다.

    ‘강남은 비싸고 강북이 싸다. 성북동은 경치도 좋고…….’

    성북동은 고급 주택가로 외국 대사들의 관저가 많은 곳으로 유명했다. 서경숙은 성북동 일대를 알아보다가 한때 외국대사관 건물로 사용한 일이 있는 주택을 찾았다. 그러나 집값이 30억대가 넘어서 매입을 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래 렌트를 하자.’

    서경숙은 갤러리와 살롱까지 겸할 수 있는 임대 사무실을 찾아보았으나 마땅치 않았다. 임대 사무실은 정원까지 있어야 했다.

    ‘아무래도 이 회사에 맡겨야 하겠구나.’

    풍운개발은 부동산개발회사니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노일환에게 전화를 걸어 점심을 같이 하자고 요구했다. 노일환이 쾌히 승낙을 했다.

    “풍운개발은 요즘 무슨 일을 해?”

    노일환과 통화가 끝나자 한수지를 불러서 물었다.

    “응암동 쪽에 아파트단지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재개발인가?”

    “네. 응암동 쪽이 땅이 싸기 때문에 재개발조합 만들고 주택 매입에 나서고 있습니다. 자금이 많이 동원되고 있습니다.”

    서경숙은 한수지를 내보내고 풍운개발에 대해서 조사했다. 회사에 대해 대충은 들었으나 좀 더 자세하게 알고 싶었다. 풍운개발은 뜻밖에 부동산 알부자였다. 임대주택 공급으로 임대수입이 하루에 20억원대에 이르고 작년에 영업이익이 2천억원대에 이르고 있었다. 현금 동원 능력도 막강하여 한 달 안에 1조원까지 동원할 수 있는 회사였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르네.’

    서경숙은 풍운개발이 엄청나게 큰 회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조만간 장대한이 입찰가를 알려줄 거야.’

    서경숙은 장대한이 자신에게 막대한 돈을 벌게 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노일환은 회사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서경숙을 안내했다. 설렁탕과 수육을 한 접시 주문했다. 점심시간이라 식당에 사람들이 많았다.

    “이사님, 회사 일 하시니까 어떻습니까?”

    노일환이 서경숙을 쳐다보면서 물었다. 노일환은 서경숙을 깍듯이 받들고 있었다.

    “내가 뭘 알겠어요? 아직 뭘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서경숙은 얌전하게 미소를 지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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