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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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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전문직 홀대하는 산청군- 김윤식(산청거창 본부장·부장)

  • 기사입력 : 2016-12-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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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가 만사라 했다. 그리고 공직사회의 최대 관심사는 인사다.

    능력 있는 인재를 발굴·발탁해 자리에 앉히는 용인술은 지도자의 역량이다. 인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만사(萬事)’가 되지만 어떤 때는 ‘망사(亡事)’가 되기도 한다. 그만큼 어느 조직이나 인사가 중요하다.

    허기도 군수 취임 이후 정기 인사를 하기 전에 승진 인사를 공정성과 객관성 있게 하되 업무능력 우수자와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발탁하겠다고 했다.

    이 같은 인사 기준을 완벽하게 지킬 수 없고, 또 인사가 끝나면 많은 사람들을 다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뒷말도 많고 일부는 불평불만을 토로하기 마련이다. 다른 자치단체와 마찬가지로 산청군에서도 그동안 산청군 인사와 관련해 일각에서 ‘고무줄 잣대’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공무원들의 사기는 열심히 일하는 것을 윗사람이 인정해주고 이들이 인사에서 ‘보상’을 받을 때 충전한다. 열심히 일해 보지만 능력과 자질보다는 줄을 잘서는 공무원들이 이익을 받는다면 누가 조직과 군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싶겠는가.

    얼마 전 산청군 인사교과에서 공무원 사이에 가장 기피부서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곳에 열심히 근무하는 한 기능직 공무원이 승진 서열 1순위인데 특별한 이유도 없어 2번으로 밀려났다. 그는 자기보다 10년이나 차이가 나는 승진 서열 3번이 1번으로 올라가는 바람에 이 공무원은 억울해서 어디 말할 곳도 없어 명퇴까지 생각했다고 한다.

    또 한 전문직 7급 공무원은 “공무원을 시작한지 2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7급이라 사람 만나기 무섭다”며 “산청군이 전문직을 차별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 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현재 산청군은 환경직, 사회복지직, 세무직 등 전문직 5급 사무관이 없어 행정직이 차지하고 있다. 행정직과 전문직이 함께 맡을 수 있는 복수직렬은 대부분 행정직 사무관들이 독식하는 바람에 ‘전문직 홀대’가 계속돼 전문직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한 공무원은 “조직을 위해서는 인사 적체가 심한 직렬을 우대하고 근속연수를 배려하고 근무성적이 제대로 반영되는 것이 공정한 인사의 잣대”라며 “행정직이 전문직 영역까지 독식할 것이 아니라 직급을 망라하고 전문직 업무는 전문직이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사권은 군수의 고유권한이니 간섭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어찌보면 오만이다.

    “열심히 일하는 공직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능력위주의 발탁인사를 단행하겠다”던 허 군수의 말을 믿고 묵묵히 일해온 다수 공무원들은 지금까지의 인사를 보고 어깨가 더 축 처진다고 말한다. 이달 말 이어질 사무관 승진 등의 정기인사는 이들의 사기를 살려주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김윤식 (산청거창 본부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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