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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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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마을이 키운 아이- 전홍표(경남교육연구정보원 정책연구위원)

  • 기사입력 : 2016-12-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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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이들이 바르게 자라기 위해서는 한 가정만이 아닌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

    한 가정이 아이를 잘 키운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이다.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를 바르게 키우기 위해 세 번 이사를 했다는 이야기다.

    맹자가 훌륭한 학자로 현재까지 이름을 떨치게 된 이유는 한 가정이 자식의 교육을 위해서 온갖 힘을 써서가 아니라 마을과 함께 자랐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맹자는 맨 처음 공동묘지 근처 마을에 살았다. 그 마을에서 맹자는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바라보면서 삶과 죽음을 깊이 생각했을 것이다.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거대한 철학적 사유를 공동묘지 마을의 사람들로부터 했을 것이다. 그리고 시장이 있는 마을에서 시장의 기능과 경제적 갈등이 발생하는 이유 등을 시장 상인들로부터 몸소 배웠을 것이다. 그가 살았던 마을은 생생한 삶의 현장이 있고, 마을의 다양한 삶의 문제들은 흥미와 동기를 유발시키는 배움의 시작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지역에서 터득했던 현장 경험을 마지막 거주지였던 학교가 있는 마을에서 학문과 연계했다. 그렇기에 오늘날까지 훌륭한 학자로서 추앙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의 교육과정 또한 이러한 흥미와 동기를 유발시키는 체험과 경험을 중요시한다. 학교 교육과정에서 이뤄지는 창의적 체험활동과 한 학기 동안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는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도록 하는 자유학기제가 그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창의적 체험활동과 자유학기제를 통한 진로교육이 학교만으로는 어렵다. 학교에서 제공할 수 있는 체험 기회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생한 삶의 현장이 있고, 다양한 실제 문제들이 있는 마을이 배움터가 돼야 청소년들의 다양한 체험활동과 진로활동이 가능할 수 있다.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고 훌륭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한 가정만이 아닌 지역사회가 우리 아이들의 다양한 체험활동과 진로활동의 배움의 공간이 돼야 하겠다.

    전홍표 (경남교육연구정보원 정책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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