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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2) 가공제사(假公濟私)- 공적인 것을 가장해서 사적인 이익을 이룬다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 기사입력 : 2016-12-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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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결국 이렇게 궁지에 몰려 탄핵을 당해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리게 됐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원인은 공사의 구분을 못한 것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초등학교 5학년 때쯤부터 청와대에 들어가 생활하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어느덧 청와대는 자기 집이고 대통령이 곧 가족이라는 생각에 젖어들게 됐다. 청와대 비서관들이 대통령 딸이라고 비위만 맞추려 들지 웬만큼 잘못돼도 지적하거나 시정하게 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대통령 되고 나서도 이런 습관으로 청와대에서 생활하며 대통령직을 수행하다 보니 자기가 하는 일이 곧 국가의 통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동안 최순실 일당이 온갖 장난을 치고 부정을 저질러도 대통령은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을 것이고 아마 지금도 혼자선 “그게 그렇게 잘못된 일인가”라고 의구심을 품을지도 모르겠다.

    국가의 통치권력은 국민이 5년 동안 대통령 된 사람에게 위임한 것이지 박근혜 개인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한이 아니다.

    최순실씨가 장관을 추천하면 다 되었다고 하니 국가기관이 하나의 사유물처럼 되어 버렸다. 장관뿐만 아니라 아마도 군 지휘관, 국영기업체 임직원, 국립대학 총장, 각국 대사 등등 추천해서 된 사람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이런 사건의 기미가 조금씩 노출될 때 처음부터 솔직하게 다 털어놓고 사과했으면 일이 이 정도까지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청와대 문건 유출사건, 정윤회 사건 등이 터졌을 때 조사도 대충하고 대통령이 ‘찌라시 유언비어 때문에 정치를 못 하겠다’고 연막을 폈다. 정말 모르고 한 것은 아닐 테고, 덮으면 국민들이 모를 줄 알았을 게다. 바로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 격이 됐다.

    최종 명령권자가 대통령이기 때문에 책임도 대통령이 다 져야 한다. 이리저리 줄을 대 덕을 본 사람들은 대통령을 대신해서 책임을 지거나 처벌을 받지 않는다.

    만약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면 대통령 고지를 점령하는 데 유리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들은 지금 만면에 희색을 띠고 득의양양해 있다. 나라가 이 모양이 된 지가 오래인데 해결방안을 찾으려고 고민해야지 득의양양해서 되겠는가?

    박근혜 대통령은 공사를 구분 못해 공적인 국가기관이나 예산을 개인적인 일에 쓴 일 때문에 탄핵받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마찬가지로 대통령 되려는 사람들도 공사를 구분해 법을 지키면서 정정당당하게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시장, 도지사라면 업무시간에는 자기 업무와 관계 있는 일만 해야지 자기 대통령 선거운동 하면 안 된다. 공사구분 못하다가 망해 가는 박대통령 하던 짓을 따라 해서 되겠는가? 더 이상 혼란 없이 법을 지키며 나가야 한다.

    *假 : 거짓 가. *公 : 공정할 공. *濟 : 건널 제. *私 : 사사로울 사.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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