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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정빈 대건안드레아·3 - 변승기

  • 기사입력 : 2016-12-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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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르릉 따르릉

    “할아버지 왜 전화했어요?”

    철렁 가슴이 내려앉는다



    주기도문 잘도 외우는

    우리 도련님은 아홉 살

    부산 강서구 명지

    남명초등학교 2학년 2반 6번



    태권도며 리틀 야구며

    또래 동무 와글와글

    한반 짝지 영희도 생겼겠다

    “나중에 전화해요. 뚝”



    “할아버지 최고야”라던 때가

    엊그젠데

    지켜보던 마나님 왈

    “짝사랑하지 말라케도

    ㅉㅉㅉ 가련타 우리 영감”

    ☞ 이 시를 읽다 보면 사랑이 넘치는 시인할아버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시인할아버지에게는 쳐다만 보고 있어도 마냥 행복한데 주기도문까지 잘 외우는 손자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학교에서 돌아와 태권도 도장에도 가야 하는 꽉 짜인 일정표로 하루가 모자랄 정도로 바쁘기만 한 손자입니다. 그래도 시인할아버지는 ‘어디가 아픈 건 아닌지?, 숙제가 많은가?’ 내내 걱정을 하다가 전화를 합니다.

    하지만 대뜸 ‘할아버지 왜?’라며 나중에 전화하자고까지 합니다. 평소에도 ‘할아버지 최고’라며 곧잘 감동을 안겨주곤 하던 손자가 말입니다. 시인할아버지가 싫어진 것은 분명 아니지만, 짝지 영희에게 더 관심이 가고 야구단에서의 활동이 더 재미있는 까닭입니다. 그래도 시인할아버지는 가슴이 내려앉을 정도로 마냥 섭섭하기만 합니다. 이제 12월도 중반에 접어들었습니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전하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이 시간이 지나가기 전에 그대의 소식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을 그 누군가에게로 먼저 소식을 전하기를 바랍니다. 정이경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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