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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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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들- 배종일(대신회계법인 공인회계사)

  • 기사입력 : 2016-12-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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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세상에는 정말로 많은 종류의 통계가 있다. 오늘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통계자료 중에서 우리나라가 꼴찌를 차지한 것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이러한 자료를 보면 슬프기도 하고 지구상에 유래 없는 압축성장을 해 온 결과로서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을 한 번쯤 돌이켜 봄으로써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해 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첫째로 GDP 대비 복지예산 비율이 꼴찌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지가 과도하다는 주장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현재는 복지수준이 꼴찌다. 어차피 꼴찌니까 복지예산을 더 줄여도 상관없다.

    둘째로 국민행복지수도 그냥 꼴찌란다. 국민행복은 자살률, 조출산율, 평균수명, 주관적 행복도, 환경오염 등에 가중치를 매겨서 산정한다고 한다. 우리 국민은 행복하지 않은가 보다.

    셋째로 아동의 삶의 만족도 역시 꼴찌란다. 우리 애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꼴찌 안 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무슨 기계도 아니고 왜 그렇게 많은 사교육은 받아야 하는지, 그런 교육을 받아서 도대체 무엇에 쓸 것인지 나는 모르겠다.

    넷째로 부패지수도 꼴찌란다. 우리나라 아래로 어떤 나라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보다 한참 못사는 나라도 우리보다는 덜 부패한 나라도 많다. 결국은 돈이면 무엇이든지 다 되는 사회에서는 돈만 벌기 위해서 나쁜 짓을 거리낌 없이 한다는 것이다.

    다섯째로 조세의 불평등 개선 효과는 최하위권이다. 세금에 대해서는 전문가로서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다. 그러나 지면이 부족하니 간단하게 하자. 세금의 중요한 역할 중 한 가지는 소득재분배다. 부자에게서 세금을 조금 더 걷어서 가난한 사람을 위해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세금이 소득재분배 효과를 가지기 위해서는 형평성에 따라 소득이 많은 사람은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조세수입은 간접세의 비중이 상당히 높은 구조로 돼 있다. 간접세라는 것은 소득수준과 상관없이 똑 같은 세금을 납부하는 것이다. 간접세는 세금을 걷기가 정말로 수월하고 납세자도 세금에 대해 별 거부감이 없다. 그래서 게으른 조세정책 입안자는 간접세를 좋아한다.

    여섯째로 출산율이 꼴찌란다. 2014년 기준으로 합계 산율이 1.25명으로서 OECD 국가 중 꼴찌는 당연하고 전 세계에서도 거의 꼴찌 수준이다.

    일곱째는 평균 수면시간이 꼴찌다. 201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 49분으로 OECD 평균인 8시간 22분보다 33분이 적었고, 가장 잠을 많이 자는 프랑스에 비해서는 1시간이 적었다. 나도 평균 수면시간이 꼴찌를 한 것에 일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슬프다.

    여덟 번째는 성인의 학습의지가 꼴찌다. 학습의지란 새로운 것을 배우고 또 그것을 실제 상황에 적용해 보는 등 학습을 선호하고 학습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먹고사는 것에만 정신을 집중해도 겨우 살아가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생각해 보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는 것에 에너지를 투입한다는 것은 곧 생존에 불리함을 의미하는 것이 돼 버린다. 배우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그냥 단순히 살아만 가고 있지 발전은 힘들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국가적 손실이 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노조 조직률이 최하위권이다. 노조 조직률이란 전체 임금 근로자 가운데 노동조합에 가입한 근로자의 비율을 의미한다. 이렇게 노조 조직률이 거의 꼴찌 수준인데도 불구하고 우리의 노동생산성은 왜 높지 않은지 그것도 의문이다.

    비록 우리나라가 처한 현실이 이것만 꼴찌이겠는가 싶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는 것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있는 한 우리는 앞으로도 잘 살아갈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며 조금의 노력만으로도 국민들이 느끼는 삶의 질은 대폭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

    배 종 일

    대신회계법인 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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