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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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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말 소쿠리 (27) 욕보다, 데파다, 뜨시다, 벌시로

  • 기사입력 : 2016-12-15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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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 : 니 지난주 휴일에 혼자 사는 할매·할배들과 소년소녀가장들에게 노나(나눠) 줄 짐장 담는(김장 담그는) 거 도와 좄다메(도와줬다며)? “욕봤다!” 봉사 하이 기분 데기 좋제?

    △서울 : 회사 동료가 봉사단체 회원인데 이번에 김장봉사를 한다기에 함께 참여했어. 모처럼 힘 좀 썼지. 이날 몸은 조금 피곤했지만 기분은 참 좋았어. 그런데 ‘욕봤다’가 무슨 뜻이야?

    ▲경남 : 너거 (너희) 동료는 봉사단체 회원이라 카이 좋은 일 수태기 마이 하겄네. 돈과 시간이 많다고 봉사를 자주 하는 건 아이더라꼬. 그라고 ‘욕봤다’ 카는 거는 ‘수고했다’는 말 아이가. 친구간에 헤어질 때도 서로 수고하라 카는 뜻으로 “욕봐라~” “니도 욕봐라~” 캐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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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 경남에서 ‘욕보다’라는 건 좋은 뜻이구나. 나는 ‘욕보다’라고 하면 부끄러운 일을 당하거나, 예전 신문 기사 중에 ‘성폭행’을 의미하는 ‘욕보이고~’라는 뜻인 줄 알았어. 그날 우리가 만든 김치 맛 좋더라. 밥과 갓 치댄 김치만으로 점심을 먹었는데도 진짜 맛있더라.

    ▲경남 : 우리 집에서는 짐장할 때 늘 돼지게기(고기)를 삶아가 짐치하고 같이 묵는다(먹는다). 억수로 맛있다. 너거 집에서도 짐장할 때 함 (한번) 해 무우(먹어) 봐라. 게기가 식으면 맛이 없으이 데파가 뜨시게 해서 무우라.

    △서울 : ‘데파가’는 무슨 말이야? 또 ‘뜨시게’는 뭐야?

    ▲경남 : ‘데파다’는 ‘데우다’의 경남말이다. 그라고 ‘뜨시다’는 ‘따스하다’의 경남말이고. 벌시로(벌써) 올개(올해)도 보름빼이(빼끼·밖에) 안 남았네. 사람들이 헹핀(형편)이 어려운 이우지(이웃)를 마이 도와주가꼬 뜨신 게울(겨울)이 되면 좋겄거마는….

    허철호 기자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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