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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 - 곽병희

  • 기사입력 : 2016-12-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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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붕어빵은

    붕어가 알을 내미는 무렵이면

    거리에서 사라지기 시작한다

    연못에서 강태공이

    왕성히 낚아 올리는 계절에

    거의 잊혔다가

    찬바람이 쌀쌀히 불어오는

    때쯤

    골목에 하나둘 머리를 내민다

    거리의 월척이 시작된다

    ☞ 참 재미난 작품입니다. 붕어빵은 붕어가 알을 내미는 무렵이면 거리에서 사라졌다가 찬바람이 쌀쌀히 불어올 즈음에 하나둘 머리를 내밀고 나타난다니. 붕어빵에 대한 시인의 표현력이 돋보입니다. 심지어 ‘어, 붕어의 산란기는 정말 언제였지?’라며 잊었던 상식과 기억을 되새겨보게도 합니다.

    한때 붕어빵을 먹을라치면 머리, 배, 꼬리 부분 중 어디부터 먹기 시작하는가에 대한 심심풀이식의 말들이 오갔던 적이 있었습니다(아직도 전해져 오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지금은 따뜻한 군것질에 손이 가는 겨울철 대표 간식인 바야흐로 붕어빵의 계절입니다. 요즘은 먹거리가 넘쳐나 무얼 먹을까로 고민까지 한다지만, 찬바람이 부는 퇴근길에 가장(家長)의 손에 들려 있는 몇 마리 되지 않는 그 붕어빵은 신혼부부의 달콤한 저녁을 선물해 줄 것입니다. 또 아이들이 두세 명이라도 있는 집 붕어빵은 어른들의 몫은 아예 없을지도 모르나, 그것마저도 웃음과 행복을 자아내게 만들지도 모를 일입니다. 오래전 그때처럼 어디부터 베어 먹을까로 잠시 고민하겠지만, 오늘은 그대도 월척을 낚아 집으로 돌아오시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소박한 그 붕어빵 한 마리의 따스함으로 행복한 새해를 맞이하게 되기를 빕니다 . 정이경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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