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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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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하얀 눈 위에- 이홍식(김해가야테마파크 사장)

  • 기사입력 : 2016-12-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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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설이 잦은 서양 사람들의 눈 이미지는 공포요 설한이며 온천지가 일색으로 보인다 해서 맹목 불감증을 연상하고 상징한다.

    이에 비해 우리의 눈은 희고 맑고 고우며 풍년을 기약한다.

    첫눈을 받아먹으면 눈이 밝아지고, 눈으로 살갗을 문지르면 희고 부드러워진다고 알았다. 그래서 부드럽고 고운 피부를 ‘설기’‘설부’라 했다.

    첫날밤에 눈이 내리면 평생 금실이 좋다느니 첫눈을 세 번 받아먹으면 감기를 앓지 않는다는 등 미래까지 긍정적이게 하는 한국의 눈이다.

    ‘하얀 눈 위에 구두 발자국, 바둑이와 같이 간 구두 발자국’ 선생님의 풍금소리에 맞춰 신나게 불렀던 기억이 새롭다.

    조금만 쌓여도 언 손을 녹여가며 비료부대든 고무대야든 무엇이든 타고 놀았던 썰매장은 때론 밭 가운데 쑥 들어가고 불쑥 튀어나온 흙더미로 눈밭을 구를지언정 마냥 즐거웠던 때가 있었다.

    김해가야테마파크에 눈썰매장이 열렸다. 3000여㎡의 부지에 60m 스릴존 6개소, 80m 모험존 8개소 등 14개 썰매 레인을 만들고 눈싸움장, 눈사람 만들기 등 더 크고 더 길어진, 더 재미있는 눈놀이 광장은 하얀 행복이 내리는 곳으로 변해 간다.

    눈썰매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아이들의 낭창한 웃음소리가 언덕에서 들려온다. 쭈뼛거리는 것도 잠시, 금세 동심으로 돌아가 소리지르며 눈밭 위를 질주하는 어른들의 모습도 재미있다.

    밀어주고 끌어주고 모두들 한없이 즐거운 표정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썰매 타는 모습은 파크의 겨울 풍경이 되고 있다.

    행복이 가득한 가야테마파크에서 어린아이들과 뛰고 뒹구는 동심으로 돌아가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나아지기를, 나보다 주변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지기를 기대해 본다. 올해의 안타까운 기억들이 눈 속에 다 덮이고 하얗게 탈색돼 새해에는 온 세상에 기쁨이 가득했으면 좋겠다. 12월 촉석루 기고를 마치며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말씀도 함께 전한다.

    이홍식 (김해가야테마파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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