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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꿈- 최달연(경남도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장)

  • 기사입력 : 2017-01-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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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에 주고받는 인사말 중에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음으로 많이 듣는 말이 ‘좋은 꿈 꾸었느냐?’일 것이다. 아마 좋은 기운으로 한 해를 시작하라는 바람일 것이다. 꿈의 사전적 의미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생리적인 현상으로 잠자는 중에 생시와 같이 여러 가지 사물을 보는 현상이고, 다른 하나는 실현시키고 싶은 바람이나 욕망을 뜻한다.

    몇 년 전부터 청년들이 도전을 무서워하는 시대가 됐다. 모든 걸 포기하고 자기가 이루고 싶은 꿈을 위해 달려 나가는 사람을 보고 오히려 한심하다고, 왜 저렇게 어려운 길을 가느냐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도 늘었다.

    꿈이 정말 꿈이 된 것일까? 한 여론조사에서 새해 세대별 꿈이 20대는 ‘노력한 만큼 보상받는 나라’, 30대와 50대는 ‘갑질하지 않고 약자와 더불어 사는 사회’, 40대와 60대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소통하는 나라’와 ‘경기회복’을 각각 1순위로 꼽았다. 60대 이상의 고령층은 ‘상식·원칙이 통하는 투명한 사회’를 첫째로 꼽았다.

    왠지 새해에 꿈꾸는 우리사회 모습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하지만 꿈들을 하나하나 현실로 이룰 수 있다는 것은 지구별이라는 멋진 곳에서 태어난 인간만의 특권이 아닐까.

    장자는 자신이 나비가 돼 훨훨 자유로이 날아다니는 꿈을 꾸다가 잠을 깨고 보니 꿈을 꿔 나비가 된 것인지 나비가 꿈을 꿔 지금의 내가 돼 있는 것인지 모를 일이라고 한 ‘만물일원론’처럼, 꿈과 현실은 별개가 아니라 꿈이 현실이 되고 현실이 꿈이 돼 새해에는 모든 세대가 꿈꾸는 사회가 되길 간절히 빈다.

    개인적인 꿈은 늘 작은 것에 감동하고 작은 것에 울고 웃으며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을 때 가장 행복했다. ‘행복은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라는 게 내 지론이다. 삶의 현장에서 버티느라 감성도 메말라 가고 기념일조차도 기억 못하는 바로 옆의 동반자가 절망감을 주지만, 나는 로맨스를 꿈꾸는 일을 포기하지 않으련다. 사랑만큼 이 세상을 지탱하고 견디게 하는 중독이 어디 있으랴. 비록 환상에 그칠지라도 새해 또다시 로맨스를 꿈꾸어 본다.

    최달연 (경남도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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